신비(妙) 2008. 12. 22. 17:57





블로그를 새로 열면 먼저 친구들 사이트를 링크한다.

전화기를 새로 장만해도 역시 마찬가지.

내 전화기에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있다는 것!

매일 전화하지 않아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그 즉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심하게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그 연결을 끊기도 한다.

전화기에서 상대의 번호를 지워버리기도 하고

즐겨찾기에서 어떤 사이트를 아예 삭제할 때도 있다.

링크되어 있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자체가 바로 그것!



그것만이 벼랑 끝에 서 있는 인간에게 위안이 될 뿐.

만약 내게 꼭 필요한 이의 주소나 전화번호를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얼마나 큰 낙담을 하게 될 것인가?

끈 떨어진 연이라는 말이 있다.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도...

하지만 그 어떤 상황이 신과 떨어진 인간만 하겠는가?



나의 히로인의 전화기에는 신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언제든 단축번호 0번만 누르면 곧 바로 그와 연결되는...

물론 신의 전화기에도 그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날마다 세상 끝, 벼랑 끝에 서서 아슬아슬 존재해도

나의 주인공이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 이유라 하겠다.

-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