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4

신비(妙)어록2-너를 정착하게 하는 것을 경계하라!

신비(妙) 2011. 2. 9. 14:53



내가 바라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보다 완전한 '지금 이 순간'이다.
어차피 행복이라는 것은 어느 한 순간 스쳐 지나는 느낌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행복의 한 가운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행복이란 안락한 생활에 젖어있는 귀부인의 것이 아니라,
빗발치는 포탄 속 전장에서 잠시 하늘을 이불 삼아 누웠을 때,
그 찰나에나 느낄 수 있는 지독스레 비장한 감정이다.

안정된 그 속에 오히려 불안이 있다.
정착한 그 가운데에 도리어 방황이 있다.
내가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고 먼지처럼 떠돌고 있는 이유이다.

나는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을 때에,
벼랑 끝에 서서 아찔한 질주를 할 때에 비로소 안정감을 느낀다.
내 세계 곳곳을 날아다니며 내가 봐야 할 것들을 보고 느껴야 할 것들을 느낄 때에 충만함을 느낀다.

그럴 때 비로소 내 가슴, 고요해지기 때문이다.
고요야말로 내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내 고요를 깨는 것들을 미워해야 한다.

내 순례를 방해하는 것들을 경멸해야 한다.
나를 정착하게 하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내 삶을 삶 아니게 하는 것들에 냉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