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신비(妙)어록3-고독한 나그네의 심상을 두드릴 수 있도록
신비(妙)
2012. 7. 24. 12:12
아,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든 물건이길래
마루 위 뽀얗게 말려 놓은 고무신만 봐도
이토록 가슴이 일렁이는가?
나도,
바람결에 뽀송하게 마른 저 하얀 고무신처럼 살고 싶다.
그대 가는 발걸음 가지런히 안내해 줄 수 있도록.
아니라면
어느 꼬장꼬장한 노스님의 낡은 고무신이라도 좋겠다.
그의 위대한 일생과 깨달음을 오롯이 대표할 수 있도록.
그것도 안 되면
그저 주인 없는 마루 밑 보잘 것 없는 고무신이어도 좋다.
고독한 나그네의 심상을 북처럼 둥둥 두드릴 수 있도록.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