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신비(妙)어록3- 꿈이 내게 프로포즈했다(버전2)
신비(妙)
2012. 11. 25. 14:37
꿈이 내게로 와 사랑을 고백했다.
그래서 우린 결혼하기로 했지.
신(神)에게는 청첩장을,
우주에게는 축가를,
시간에게는 행진곡을 부탁하면서.
신은 내게 영원의 화관을 선물했고
우주는 설렘의 노래를 불렀으며
시간은 힘차고 용맹한 행진곡을 들려주었어.
꿈은 마침내 나의 신부가 되고
나는 그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었던 거야.
우리의 결혼은 우주적 이벤트가 되었어.
순간은 더 이상 흘러가버리지 않았고,
영원은 더 이상 우주 저 끝에 머물지 않고,
꿈은 더 이상 신만의 것이 아니었어.
신은 더 이상 우리의 생(生)을 주관하지 않았지.
신은 꿈과 나의 주례 선생.
장렬하고 커다랗게 자라,
우주의 이쪽 끝과 저쪽 끝을 모두 차지한
우리의 정신을 함께 기뻐했지.
우리의 구경(究竟)을 주재했지.
앞으로의 세상엔 꿈이 길을 잃어 미아가 되고,
시간이 두 얼굴의 악당으로 군림하며,
신이 인간을 어르고,
인간이 울며 신의 등에 업히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우리의 결혼은 이 세상엔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
괴이하고 기이한 동화 속 전설.
어젯밤 꿈처럼 아스라한 잠꼬대.
그러나 현실보다 더 생생한 통한의 역사.
나의 나라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네.
날로 번성하고 있다네.
너의 나라로 놀러가고
나의 나라로 초대하려면
이처럼 미친 듯 자라나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