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신비妙어록3-노력하지 않기2

신비(妙) 2011. 11. 7. 16:29




나는 글을 쓸 때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쿵쾅거리는 내 심장의 결을 따라가는 자신이 있을 뿐.

따라서 창작의 고통이란 없다.

쥐어 짜내려면 고통스럽지만,

가장 높은 곳에서 노니는 것은 설레는 일이고 자유로운 일이다.

고통이 있다 해도 그것은 창작 따위가 아니라 삶 때문이다.

삶을 살아 내야 한다는 것.

어쨌든 삶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거대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순간 즐겁고 자유로워질 때가 있다.

어두운 심연을 내 집인 듯 익숙하게 헤엄치다가

마침내 저 높은 곳에서 유유히 떠다니는 자는

세상 속에서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다.

사람들은 너무 실용적이어서 문제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세방을 뺐다는 이유로

세계일주 부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자야 말로,

아무 내실도 없이 생계를 이어가고 돈을 쫒는 자일 터,

그들이 바라는 성공이란 오히려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다.

세계일주 부부의 경우,

그들 삶의 순례에서 얻은 영혼의 양식은

그 자체로 이미 대박일 수 있다.

설사 그것이 곧 바로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영혼이 풍요로워진 그들이 승자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드라마는

생을 그저 스펙 쌓고 직장 다니고 결혼하는 것에 다 바친다.

혹은 타인과의 비교로 아예 -생을-죽여 놓고 시작한다.

더 높은 것을 바라보지 않는 자,

삶의 제단 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삶 그 자체가 아니다.

단지 삶을 시작할 배경을 얻은 것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깨달음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문제!

단언컨대 세계일주 1000년과 맞먹는다.

우주여행 백번과도 같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사람들은 빨리 달리지만 눈을 감고 있다.

늦더라도 눈을 뜨는 게 먼저다.

F1에 출전하려면 먼저 머신machine을 몸에 맞추어야 한다.

삶의 출발선에서 너무 빨리 달리려 조급한 자.

몸에 맞추지 않은 머신으로 서킷을 도는 것과 같다.

혹은 눈을 감고 드라이빙하는 것과 같다.

인생, 랩타임lap time이 아니라 출전 그 자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전도 못하고 생이 끝난다.

아니라도 고속코너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운전석과 핸들, 페달을 몸에 맞추고

몸을 만들고 머신을 점검하고

서로 한 몸이 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드라이빙 자체를 즐겨야 한다.

일단 출전을 했다면 끝은 얼마 남지 않은 거다.

그러므로 연습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어쩌면 그랑프리보다 더 중요한 것.

네 어둠을 사랑하라!

그곳을 마음껏 느끼며 둥둥 떠다녀라.

그리하여 저 높은 곳에서도 유유자적 노닐어라.

어둠은 단지 빛의 부재가 아니라

빛을 초대하는 매혹의 마법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