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3-또 하나의 족속이고 싶다.
"나는 또 하나의 족속이고 싶다.
여태껏 이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인간종, 혹은 신(神)족!
신과 인간의 중간자가 아니라,
그 어중간한 지대에 선 종교인이나 신탁을 받은 이가 아니라,
인간에서 바로 신으로 건너간,
천재성, 그것에의 끊임없는 갈망으로 천재에 다다르고
신(神), 그것에의 질투로 마침내 신의 경지로 오른,
그토록 매혹적인 고갱을 향한 고흐의 흠모, 혹은
모짜르트를 향한 살리에르의 집착,
또한 인간이 되기를 갈구하는 영화 A.I(2001)속 로봇 데이빗으로도 상징될 수 있는,
바로 그런 절절한 생의 대명사!
그리고 마침내 인간들 중 가장 강력한 자로 돌아온 자!
아니, 일찌기 신으로 태어났음을 스스로 깨달은 자!
그럼에도 여전히 잊혀지는 것에 두려움을 간직한 자,
눈부신 날개를 가지고도 세상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없었던 자,
아무에게도 말 못할 우주적 고민을 간직한 자,
소외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가진 자,
그 깊은 슬픔으로 마침내 유쾌한 노래를 빚어내는 자!
그렇다.
신에의 갈망!
나의 생은 오로지 그것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아!
나는 너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네 품에 뛰어들기엔 내가 너무 많이 와 버렸지 뭔가!
우리가 하나 되는 길은 내가 너를 발견했듯이 너도 나를 의식하는 길밖엔 없다.
서로를 사랑하는 길밖엔 없다.
나는 나 자신을 더욱 날카롭게 벼리는 길밖에 없고,
너는 너 스스로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길밖에 없다.
서로를 구원하는 길밖에 없다.
이 새로운 종족, 인간이라는 거룩한 이름을 가진 자를
세상아, 네가 통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대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비로소 친구될 수 있어야 한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