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신비(妙)어록3-지상 최대의 쿨하고 섹시한 삶의 스타일2

신비(妙) 2012. 3. 8. 21:46


나의 히로인은 어느 면으로 보나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이지만

가슴 속 깊이 품은 진검 외에도

강력한 비장의 무기가 여러 개 있다.

당연히 그것은 모종의 권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과의 만남에 있어

그 권력을 휘두른 적은 단연코 없다.

서부의 총잡이는 서로 만나야 할 때

총을 땅에 던져버리고 시작한다.

무기를 가졌으되 남용하지 않을 때

인간이란 존재는 빛을 발한다.

 

 

소중하고 귀한 만남일수록

무기를 버리고 무장해제함으로써

상대가 그 어떤 이유로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검은 그의 영혼 그 자체!

그것 하나면 이미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는 살해당할 수 있다.

 

 

그는 좀처럼 무기를 쓰지 않는 스타일.

오히려 상대가 휘두르는 연장을 똑똑히 지켜보는 것으로,

그 장면이 리플레이replay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상대의 일생에 지워지지 않는 오점을 남기는 것으로,

조용히 전쟁을 끝낸다.

 

 

아니라면 삶은 그저 시시한 해프닝이 되는 것.

사랑이 아니라 그예 거래가 되고 마는 것.

권투나 격투기를 단련한 사람은

때리는 것 뿐 아니라 결코 큰 동작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움은 상대의 뇌를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downgrade시킨다.

수치는 인간을 살해할 만한 강력한 독이다.

당연히 조자룡 헌 칼 쓰듯 휘두르는 무기는

더 이상 무기가 될 수도 없다.

 

 

그의 권력은 오로지 사랑,

결코 거래가 되게 할 수 없으며

가슴 속 진검은 오로지 깨달음,

전략 따위로 전락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

그가 그 자신이 아니게 할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그는 이미 한 세계의 왕!

굳이 토사구팽의 한신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후대에 이름을 남긴다는 달콤한 미명하에

결코 남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지는 않을 것!

 

 

그것보단 호랑이 새끼를 여우에게 주지 않는,

끝내 유비 외에는 그 누구도 왕으로 섬기지 않는

위엄의 관우가 되기를 택할 것이다.

아니, 제 자신 스스로 유비가 되고 또 관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절을 만나지 못해

그예 장렬한 최후를 맞는 비운의 왕이 되더라도

와신상담을 핑계로 목숨을 구걸하진 않을 것.

인간으로 이미 할 일을 다 하였으면

나머지는 하늘이 알아서 할 일!

차라리 온몸으로 적의 칼날을 받아내는 삶의 전사가 되리.

 

 

어차피 예술가는 죽어야 왕이 된다.

그에겐 삶 자체가 이미 와신상담.

진정한 복수는 스스로 빛나는 것이며 스스로 광대해지는 것.

때를 기다리며 고독을 벗 삼은 지 어언 천 년.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구차하게 제 한 목숨 연명하기보다

차라리 온몸으로 죽어 사는 역설逆說이 낫다.

 

 

그것은 바로 제 영혼으로 빚어낸 진검이 아니라면

결코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역설力說.

아니, 오히려 나머지 무기를 삭제해버림으로써

진검의 무게를 더해야 함을 말한다.

미친 존재감이란 바로 그런 것!

당신이란 존재는 다른 이보다 더 빛나야 할 것이 아니라

다른 그 누구와도 대체 불가능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진정으로 섹시할 수 있는 것.

외모가 출중하지 않아도,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지지 않아도,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지 않아도,

아니, 오히려 가진 것이 없을수록

당신은 그 누구보다 섹시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나의 히로인의 방식,

그만의 아주 특별한 삶의 스타일이다.

누구도 그것을 알아채는 이 없으나

그 언제나 신(神) 앞에 떳떳할 수밖에 없는 이유,

세상 잘난 이들이 제아무리 잘난 척을 해대도

홀로 빙그레 웃을 수 있는 이유이다.

 

 

무장해제하라!

센 척 해봤자 꼴만 우스워질 뿐이다.

권력을 버려라!

네 권력은 오로지 네 영혼이 되어야 한다.

머리 굴리지 말라!

결국엔 무기를 쓰고 권력을 남용하게 된다.

끝내 삶과 어색해지고 만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