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3-신의 설렘, 우주의 허그, 시간의 키스
신의 설렘,
우주의 허그,
시간의 키스,
꿈의 프로포즈,
깨달음, 그 이후의 풍경이다.
그것은 더 이상 선방의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몽환도 아니다.
그것은 거대한 발상의 전환!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문제다.
그대 자신이 장대하게 자라나
신과 머리를 맞대고 이 우주를 도모한다는 이야기.
스스로 거인이 되면 세상은 어린아이 구슬처럼 작아 보인다.
더 이상 거대한 삶의 파도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우주를 한 바퀴 돌아 마침내 제 자리로 돌아왔을 때
세상은 더 이상 예전 세상이 아니다.
생은 더 이상 알 수 없는 비밀이 아니다.
생은 그저 오늘 하루를 밝혀주는 태양,
지금 이 순간을 달리는 섬광,
내 모든 찰나를 일깨워주는 다정한 친구이다.
그저 나란히 걸을 수 있다.
놀라울 것도, 호들갑 떨 일도 없는 오랜 친구!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다.
또한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사사롭던 생에 기적이 일어나면,
일상은 그예 성사가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나, 신만은 알아주고
그저 허허롭던 어깨, 우주가 감싸주며
쫓기던 일상, 시간이 먼저 다가 와 입맞춤해준다.
꿈이 오매불망 사랑을 고백한다.
세상 모든 생명들이 자신을 낮추며 우러르고
길거리의 돌멩이마저도 박수치며 환호한다.
마침내 풀벌레 하나까지도 나를 위해 오케스트라를 연주한다.
외로움에도 스케일이 있다.
그 스케일이 달라진다.
우주만큼 신만큼 외로워지면
우주가 내 몸이 되고 신이 내 정신이 된다.
옆에 누군가가 없어도 더 이상 허전함에 몸부림치며 방황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를 버릴까 두려움에 떨지도 않는다.
세상 모두가 나를 모욕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주가 내 몸이고 신이 내 정신이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우주처럼, 신처럼 우리 모두의 소유다.
시간처럼, 꿈처럼 언제나 내 옆에 있다.
그래서 외롭지 않다.
아니, 철저하게 외롭다.
광대하게 고독하다.
온통 비워진 듯 꽉 찬 우주처럼!
마치 신처럼!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