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신비(妙)어록3-어둠 속에선 누구나 지금 이 순간을 산다.

신비(妙) 2011. 9. 24. 09:30

 




어둠 속에선 누구나 지금 이 순간을 산다.
깜깜한 어둠 속,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깊은 수렁 속에서는
누구나
제 숨소리와 심장박동 소리를 알아차리는 법이다.
인간은 깊은 심연 속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바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깊은 심연에서는 제 호흡과 제 박동과 제 생(生)이 일시에 일어났다 스러진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제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영혼이 숨을 헐떡이며 자신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똑바로 보라고 자꾸만 흔들어 깨우기 때문이다.
어둠은 그래서 빛이다.
찬란한 존재감이다.


그러므로 착각마라!
날마다 떳떳하게 태양을 마주본다 착각하는 이들.
자신이 세상의 꼭대기층에 산다고 으시대는 이들.
그들은 오히려 단 한 번도 빛을 마주 본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저 찬란한 빛 속에 있었던 적이 없다.
진정 빛 속에 있었던 자는 수 천년을 어둠 속에서 살아 온 자들뿐이다.
어둠 속에서 씨앗을 뿌리고 기다린 자들 뿐이다.
그러므로 애초 저 팬트하우스에 있던 자들이야 말로 진정 어둠의 자식들.
지금 이 순간만을 살라!
그것이 네가 그 괴물같은 어둠 속에서 살아 숨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