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느낌의 동굴4

신비(妙) 2013. 11. 7. 10:50

 

 

 

대개 사람들의 말은 말이 아니라 설사다.

글도 마찬가지!

생각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말해 놓고도 생각을 안 한다.

혹은 못한다.

평소 자신의 절대적 사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말에 반작용으로서만 말한다.

깜깜한 동굴 속에 앉아 지식과 느낌을 주워섬긴다.

제 사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서적 지식과 느낌은 똥이다.

그리하여 설사는 아무 생각 없이 마구 흘러나온다.

남의 영역을 침범하여 그를 처참하게 죽여 놓고도

제가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 모른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은 일급 살인죄다.

누구나 건드리면 죽는 부분이 있다.

급소가 있다.

작가에게 그것은 제 작품 세계이다.

진리에게 그것은 진리 그 자체다.

물론 스스로를 잡놈이라 칭하는 작가는 예외.

진리가 아니라 설사로 그림을 그리는 자도 예외.

그러므로 너와 나 사이의 경계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너와 나 사이의 경계를 지키는 것.

원래 그를 아는 자와 막역한 친구가 되는 거다.

겸손하지 말라.

친절하지 말라.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이,

동굴 속에 앉아 있는 이에게 그것은

반작용의 빌미를 준다.

인간은 의외로 뇌를 쓰지 않는 동물이다.

-신비(妙)/느낌의 동굴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