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생의 모든 문제

신비(妙) 2014. 2. 8. 22:22

 

 

 

 

 

삶의 가장 큰 문제는,
또한 철학의 정점은

네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내가 존재인지, 아닌지
그것을 말해야 한다.

노인이 대어를 낚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상어에게 뜯기고 빈손으로 돌아온 게
실패가 아니다.

노인이 청새치의 심장을 찌르면서
그림이 완성되었을까?

아니다.
존재 증명이다.

노인은 청새치의 심장처럼
충분히 펄떡였다.

매순간 살아 있었다.
그것으로 족하다.

인류 최초로 우주에 깃발을 꽂았는데도,
후대를 두루 섭렵했음에도

 

그 영향력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까지 미치는데도


그를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어떨까?

영혼의 바운더리는
겉으로 휘황찬란 표가 나지 않을뿐더러,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자체가 없다.
인간들은 지구인이니까!

에베레스트 정상에 다녀오면
세계가 알아봐주고 인터뷰를 하지만

우주를 섭렵하거나
후대를 사는 일은,

누구 하나 의미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조롱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

물론 아직도 길거리에 나가면
철없는 아이들이 돌을 던지곤 한다.

쓸모없는 늙은이,
고기도 못 잡는 노인네라고!

그러나 삶에 있어 그것이 중요한 문제일까?
나는 안다.

간절히 기다리는 것이 있어
매순간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고도가 오지 않아도 좋다.
기다리는 그 자체가 의미이다.

그림은 이미 완성되었고
생도 그 의미를 다했다.

네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그것이 생의 모든 문제이며
답이다.

지금 이 순간,
신은 빙그레 웃고 있다.
2014/02/08 10:08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