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신비(妙)주의 혹은 평행선 이론5

신비(妙) 2013. 5. 29. 14:56

 

 

 

 

나의 사랑이 가장 깊을 때는 언제일까?

바로 너의 마음 떠나기 시작했을 때이다.

 

그렇다면 나의 사랑이 가장 얕을 때는?

그건 네가 풍덩 빠져 허우적거릴 때이다.

 

가장 큰 폭으로 내 가슴 일렁일 때는?

너의 마음 내게 완전히 밀착되기 직전이다.

 

그 옛날 미드 <X파일>의 성공은 외계인 때문이 아니라

스컬리와 멀더가 끝끝내 키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둘러 밀착되어 사랑타령하지 않은 까닭이다.

팽팽한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유지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과연 사랑하는지, 키스를 시작으로 연애를 하게 될 것인지

관객도, 그리고 그들 주인공도 몰랐다는 사실!

 

사랑도 그 한 가운데에서는 결코 사랑일 수 없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N극과 S극처럼 들러붙어서는 안 된다.

 

사랑이 가장 폭발력을 가질 때는

밀착되어 있을 때가 아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역설,

관계의 비극.

 

최고의 복수는 무엇인가?

단언컨대 내가 너의 절대자가 되는 것이다.

 

너에게 내 전부를 던져 너도 나에게

네 생을 통째로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

 

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숨 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아니, 나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숨 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영화 피에타(20012)에서처럼 완전하게 줬다가 완전하게 빼앗기?

아니다.

 

줄 수도 있고 뺏을 수도 있는 100%의 가능성 가지기.

밀착될 수 있는 100%의 가능성만을 가지고 끝까지 가기!

 

나의 마음이 가장 큰 폭으로 요동치는 것은 바로

밀착되었을 때가 아니라 그 직전과 직후인 것.

 

그러므로 애초 밀착되지 않기.

밀착되었다가 멀어지면 때는 늦다.

 

그러나 여기 이 대목에서 밀고 당기기를 떠올려서는 안 된다.

이는 무엇보다 진지한 것이다.

 

통째로 전 우주를 뒤흔드는 충격과도 같은 것.

단 한 판에 생을 전부 거는 게임!

 

전부를 거는 게임이 오히려 신중한 법이다.

빨리 끝내고 다른 게임을 하려는 자만이 가볍게 서두른다.

 

당연히 덥석 베어 물고 피 토하며 죽어서는 안 된다.

독이 천천히 퍼지도록 아주 조금씩만 맛보는 것이다.

 

독이 마침내 가장 크게 부풀어 오르도록,

팽팽하게 나를 살아 있게 하도록!

 

그러므로 지극한 복수는 지극한 사랑과 같다.

무엇이든 가장 깊이 들어가면 그저 사랑이다. 온통 사랑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