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약간의 특별한 코미디

신비(妙) 2013. 4. 1. 18:31

 

 

 

그 자리에 적절한 회심의 농담을 던졌는데

상대가 안 웃거나 시비로 받아들인다면 그 이유는?

 

0. 네가 을이라서

1. 네가 안 웃겨서

2. 네가 너무 진지하게 말해서

3. 네 말이 다소 거칠어서

4. 평소의 네 진지캐릭터 때문에

5. 평소 즐겨 농담을 주고받던 사이가 아니어서

6. 듣는 이가 네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서

7. 듣는 이가 방어적이어서

8. 듣는 이가 너를 어려워해서

9. 듣는 이가 네 말을 선문답처럼 느껴서

10. 그러니까 네가 말을 꼬아 해서

11. 그러니까 네가 평소에 어려운 말을 꼬아 해서

12. 그러니까 평소의 네 권위 때문에

13. 토씨 하나 차이로 농담이 진담이 돼버려서

14. 어설픈 농담으로 분위기가 애매해져버려서

15. 아, 물론 때론 잘 웃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도 있다.

 

 

충분히 웃을 만한 상황에 상대가 웃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갑과 을의 문제만은 아니다.

어떤 특수한 상황이 있다.

저 이유는 중 하나거나

아니면 모두 다 일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유머감각 문제일 수도 있다.

또한 코드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는 친구*라면 코드가 같아야 한다는 것.

뉴스를 보면서 혹은 어떤 특별한 시추에이션에

같은 지점에서 피식 웃어야 한다.

혹은 같은 포인트에 분노해야 한다.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

내가 분노하는 일에 네가 하품이나 쩍쩍 해댄다면?

네가 재미있어 하는 일에 내가 심드렁하다면?

"뭐 그깟 일에 화내고 그래?" 혹은

"뭐 저딴 게 재미있다고 난리?"

이렇게 되면 둘 사이는 애초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허나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

 

웃을 만한 상황에 웃지 않는 순간,

그 미묘하고 복잡하고 다단한 찰나!

둘의 그림은 진짜 웃기는 코미디가 될 수도 있으니까.

유일한 관객인 신(神)을 웃길 수도 있으니까.

신을 웃기면 됐지 더 이상 뭘 바라.

 

관계의 미묘한 지점을 포착하기!

 

-신비(妙)

 

*그냥 친구 no!  영혼이 통하는 친구!

여기서는 보통의 친구는 항상 열외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