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비키시오, 어레스트(arrest)!

신비(妙) 2014. 2. 10. 11:38


 
 
 
 
곤혹스러운 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관계에 있는 이와
맞닥뜨리는 것이다.

나의 캐릭터와 전혀 상관없는
겉치레를 해야 하는
황망한 시추에이션.

“잘 지내느냐?”
하는데

“예, 시대 마중하는 중입니다,”
그럴 수도 없고,

“시간과 환상적인 드리블 중이지요.”
할 수도,

“신과 우주를 도모하는 중이니 닥치고 좀 조용하시오.”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진리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고 있소이다.”
할 수도,

“후대에 올 너를 기다리고 있습지요.”
할 수도,

“나를 살해하는 중입니다.”
할 수도 없을 것.

“21세기의 선비와 청담을 일삼고 있소.”
라고 할까?

“나를 죽여 낭만을 살리는 중이오. 비키시오. 어레스트(arrest)!”
이렇게?

참으로 곤란하다.
나 아닌 나를 연기하는 일이란.

그들에게 나는 단지
자기 손아랫사람일 텐데.

“네, 잘 지냅니다.
선생님도 안녕하시지요?”

이런 무의미하기 짝이 없는 말을
과연 하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미치겠네.
아이 참, 뭐라고 하지?
2014/02/10 11:15
-신비(妙)/비키시오, ar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