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인생은 오지여행7
매일 오전 운동을 하려고 벤치나 매트 위에 누우면
이상하게도 온 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눈은 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영혼은 이미 우주를 가로지른다.
운동은 나의 히로인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를 즐김으로써 하루를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
그렇다. 이상(1910~1937)이 말한 위트와 패러독스.
가장 싫어하는 것을 즐길 수 있을 때 진짜 생은 시작된다.
안하고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지만,
막상 그 스트레스를 감내하도록 존재를 구동하는 그 무엇.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큰 두려움 속으로 태연히 걸어 들어가 보아야 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무명배우 주제이면서도
마치 메릴 스트립이나 잭 니콜슨이라도 된양 씩 웃어보기.
크랭크인(crank in) 전 최고의 트레이너가 케어해주기라도 하듯!
절망에 깊숙이 빠져듦으로써 희망으로 곧장 치고 나아가는 것.
살아 숨 쉬려면 우주의 어느 한 구석도 놓치면 안 된다.
그것은 순식간에 제 온 생을 스캔하게 한다.
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 싫은 것은 그저 싫은 것이 아니라
생의 속살을 품고 있는 거대한 보물섬이 된다.
스스로에 매혹되고 중독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니켈-카드뮴 전지나 리튬이온전지처럼 따로 충전을 하지 않아도
마치 태양처럼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성한다.
나의 히로인은 수소 73%와 헬륨 24%로 이루어진 불덩어리!
수소핵융합은 그를 보다 신과 친하게 해준다.
인간들이란 너무 가까워지면 불타버리고
멀어지면 얼어버리는 이차적인 존재.
그러나 신은 그렇지 않다.
가까울수록 더욱 서로를 빛내주는 존재 그 자체이다.
그러나 아직은 신의 에너지를 활용하지 못하는 시대,
그가 내뿜는 에너지를 만분의 일도 소비하지 못하는 인간들.
아직은 지구가 네모나다고 여기는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인간 하나하나가 우주를 발견하지 못한 시대이다.
존재 밖으로 뻗어 나가기에 인간은 여전히 너무 딱딱하다.
그러므로 인간들에게 나의 히로인은 아직 오지!
그 몸의 경계를 허물고 밖으로 나와 하루 빨리 생의 오지를 탐험하기를,
그리하여 스스로의 정체성과도 온몸으로 만나기를,
그대의 영적 자아와 덥석 손잡고 영혼의 왈츠를 추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이 우주에서 가장 신나는 모험.
보물은 그대 밖에 있다.
가슴 설레는 여행은 그대의 안과 밖을 하나로 연결할 때 가능하다.
타인이 그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자기 자신이 그저 제 한 몸이 아니라 온 우주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을 만나는 것.
신은 언제 그대와 연결되는가?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대가 그대 몸 안에서 탈출할 때,
그리하여 온 세상 보물을 찾으러 탐험을 떠날 때,
우주의 속살과 온몸으로 접속할 때,
바로 신의 정원으로 홀연히 걸어 들어갈 때이다.
세상에 보물은 널려있다.
신나는 모험은 언제나 가능하다.
멋진 탐험은 비로소 인간을 살아 숨 쉬게 한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영혼은 자유자재로 시공을 넘나든다.
마침내 인간은 신을 희롱할 수 있다.
“마치 꽃과 나비가 서로 그러하듯이!”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