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신비(妙)어록4-자기만의 방

신비(妙) 2013. 11. 10. 19:01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에선
가끔 100% 애드리브 대화가 나온다.
그런 개그는 시청자에겐 웃음폭탄 즐거움을 안겨주지만
실제로 그 장은 무수한 칼들이 날아다니는
살벌한 강호라고 봐야 한다.
‘선수를 치느냐, 후수를 잡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실로 눈이 팽팽 돌아갈 지경의 진검승부의 장.
그리하여 일명 ‘허 찌르기’가 난무한다.
그것은 옛 조사가 제자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과는 좀 다르다.
조사는 진리를 묻지만 그들은 상대의 영역을 침범한다.
순식간에 열린 대문을 뚫고 안방으로 직진해
상대의 심장에 칼 꽂기!

당연히 서부의 총잡이 방식도 아니다.
총잡이는 서로 같은 시각에 동시에 대문을 연다.
그런데 애드리브 개그는 룰이 없다.
먼저 선수를 잡으면 이기는 일종의 게임.
생존 경쟁, 약육강식의 장,
가끔은 서로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개그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사실
개그가 실제고 실제가 개그다.

실로 일상에서도 많이 벌어지는 일.
침략을 당한 사람은 정말 칼을 받은 듯 아프다.
그러므로 센스 없이 남의 안방 문을 열어선 안 된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았다고 해도
안방 문이 저기 보인다고 해도
함부로 쳐들어가선 안 되는 것.
누구나 자기만의 방이 있다.

부부라도 상대의 전화기를 열어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부부간 강간죄도 당연히 성립되는 것.
그 어떤 경우에도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마음껏 자유를 누리면서도
상대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경지.
그것이 깨달음이다.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문제는
자신이 칼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
김구라나 박명수는 개그맨이니까 그렇게 하는 거다.
보통사람이 일상에서 그렇게 한다면 불쌍한 거.
허를 찔린다는 건 그 순간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기는 것이 지는 것!
살인당한 자가 아니라 살인한 자가 지는 거다.
함부로 칼을 꽂아서는 안 된다.
애초에 남의 방에 들어가는 안 된다.
진짜 적이 아니라면!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