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의 눈빛이 좋다!

그런 이의 눈빛이 좋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1 2008. 12. 11. 17:16

깨달음에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제 안의 가능성을 백 프로 끄집어내는 일은 매우 고무적이나

제 안에 없는 그 이상의 것은 나올려야 나올 수 없다.

그저 제가 느끼는 제 백 프로를 펼칠 수 있으면 된다.

인간은 편안한 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깨달음뿐 아니라 매사에 강박을 가지게 되면

다른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피곤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스타일 맞지 않는 사람끼리 마주앉아본들 무엇하겠는가?

 

집에 불이 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들고 나올 것인가?

이런 가정이 있을 수 있겠다.

통장이든 금덩어리든 실제로 가장 소중한 것이 될 터이다.

나에겐 그것이 내 외부에 있지 않다는 사실!

그러므로 여유작작한 모양으로, 마치 불사조인 듯 걸어 나오는 것도 좋겠다.

 

영화 <타짜>에서, 나름 멋지던 정마담이 조금 우스워보였던 장면이 있다.

돈이 불에 타는 것을 보곤, 꼭 제가 불에 덴 모양 호들갑을 떨었던 것.

사람의 눈빛에는 그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가이다.

먼저 매 순간 자신의 눈빛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거울을 보고 연기연습을 하는 연기자의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런 자신의 모습을

저기 먼발치에서 마치 남을 보듯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시선이 차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자연스레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생각까지도 보이는 지점이 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찰나이다.

그 찰나가 영원이 된 듯 멈추는,

지극히 환타지스런 장면이 내 영화에는 있다.

마치 나르시소스의 그것과도 같은,

스스로에게 매혹되는 범우주적인 사건. 그것은 기적이다!

 

스무 살 시절에 나는 생각했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나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이 보기에 세상이 끝난 일에도 그저 덤덤하던 나를,

나는 진작 알아 보았노라고,

때로 외계인 취급을 받긴 하지만 그게 나라고.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다.

알고 모르고의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사실

좋고 나쁘고의 이분법에 매여 있는 것이나 같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자연스러운가, 아니면 불편한가.

삶의 스타일이라고 할까?

 

영화도 아무 영화나 기억하지 않는다.

평론가들이 입에 침이 마르는 영화, 대부분은 별 거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옷, 좋아하는 집, 좋아하는 분위기.

나를 외계인이 아니라 자기 별나라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하는 이!

내게는 스스로에게 편안한 그런 풍경이 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실 제아무리 매력적인 사람도

그 부모나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매력이 반감된다.

구구절절 가족 이야기에 눈물짓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부모나 가족이 그의 삶과 일상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그만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다.


애인이나 배우자, 혹은 부모나 자식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

내게는 당당하고도 독립된, 진정한 어른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당연히 이 세상에 혼자인 듯 고독한 사람이어야 한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이가 아니라,

언제든 훌훌 버리고 떠날 수 있는 허허로운 뒷모습을 가진 이!

 

죽음은 별 게 아니다.

여러번 겪어 봤지만 그것은 분명 삶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죽을 때가 아니라,

단 한 순간도 '스스로' 빛나지 않았을 때 허무하다.

상대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절대의 극점에 올라서야 한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던 굳건하고도 찬란한 내 세계를 건설하기.

삶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편안한 것!

아무도 모르는 보물을 가슴 가득 품은 기분으로

죽음을 죽음이 아니라 보험으로 생각하기.

'푸근한 고향이 등 뒤를 받쳐주고 있는데 세상에 무서울 것이 그 무엇이더냐!'

 

하여간 인간으로 태어나 웅지를 품었다면

저 혼자만의 무인도로 떠나 고독하게 준비할 일이다.

관계 자체를 새로 세팅할 수는 없겠지만

드물게는 자기 자신을 새로이 세팅할 수는 있는 법이니까!

인간은 저 잘난 사람이 아니라 매력적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인다.

 

계몽영화나 억지감동의 신파를 요즘 누가 잠자코 보겠는가?

흥행요소를 참조해 볼 것!

말이 필요 없다.

집에 황금 송아지가 백 마리 있다면 직접 갖고 와서 보여주면 되는 거다.

있거나 말거나, 있다고 큰소리치는 건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을 가지고 노는 것! 그것이 최고의 경지이다.

장난감이란 자기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것 아닌가!

다른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가지고 놀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 한 번 살아갈 만한 준비가 된 것이다.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말 수 줄이기.

답답함, 혹은 억울한 말 듣기를 즐기기.

반사적으로 대꾸하지 않고 기다리기.

변명은 물론 설명하지 않기.

함축적으로 말하기.

 

원래 쉬운 일은 매력이 없는 법이다.

눈빛에 연연한다면 당연히 눈에 힘이 들어가겠지만

검사가 경직된 몸의 힘을 빼고, 칼을 자신의 몸처럼 움직일 수 있을 때 고수가 되듯

홀로 삶에 천착하며 여러 사람 가운데서도 혼자되어 깨어있다 보면

절로 저 어려운 일들이 이루어질지, 그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그 어디에도 마음 두지 않기.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바람같아야 하는 법!

매 순간 떠나는 이가 되어 볼 일이다.

아니, 매순간 떠나는 이의 뒷모습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볼 수만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삶의 포도주 한잔 비울 일이다.-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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