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다!

나는 왕이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2008. 12. 10. 22:25

나는 왕이다!


사람들이 관우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오만함 때문이다.

보통 기개라고 표현되는 그것.

그는 무관이었지만

다분히 선비의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 오만함은 조조의 마음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단연 빛을 발한다.

혼인을 얘기하는 손권에게

어린 호랑이를 개새끼에게 보내는 법이 있냐며

일갈한 에피소드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가 겸손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

관제(?)가 유비를 제외한 다른 이에게 오만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유비에게 그는 귀여운(?) 아우였고

우매할 정도의 충신이었다.

그만하면 최고의 겸손이다.

나라면 그 누구도 왕으로 섬기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


오래 전 나는 내 영토에 나라를 세웠다.

그렇다. 나는 왕이다.

그러나 봉건제도하의 왕 따위가 아니다.

진정한 왕이라면 천자도 신하도 필요 없는 법!

나는 그 누구도 섬기지 않으며

그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다만 하늘이 내 왕국의 영토이며,

별들이 내 세계의 백성,

나의 정신이 곧 나라의 법이다.

로 나의 왕국에 불시착하는 이가 있다.

나는 그들이 자신의 비행선을 고치거나 연료를 채우는 동안

최대한 편의를 봐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적어도 그만큼은 친절하다.

가끔, 도착한 그 곳의 수려한 경관이나

청량한 공기에 반해 주저앉기를 시도하는 관광객도 있다.

그러나 나의 세계 전체를 둘러보기에

그들의 수명은 한계가 있다.

관광객들은 자신의 불시착 사실을 곧잘 잊는다.

그러나 기억해야 하리라.

신대륙은 어차피 개척자에게만 허락되는 법.

관광객은 그저 사진이나 찍다 가면 된다.

나의 세계는 그 어떤 눈에 보이는 금도, 벽도 없지만

세계 전체를 꿰뚫는 법이 분명 존재한다.

(...)


나는 ‘사람들이 강요하는’

배부른 돼지나 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누가 뭐래도 새처럼 날아다니며

나 자신과의 대화에 골몰할 것이다.

그러나 ‘선방의 승처럼’은 아니다.

바람처럼 태어났으니

태풍처럼 살다 먼지처럼 사라질 것이다.

명상하기 좋은 날이면 정처 없이 걸어 다닐 것이며,

끊임없는 내 영감을 쉼 없이 길어 낼 것이다.

고구려의 장군처럼 무술로서 몸을 단련할 것이며,

선비처럼 늘 책을 가까이 할 것이다.

세상에 게으름을 전파하고,

미친 짓과 실수를 장려하며,

불법과 부도덕을 조장할지 모른다.

부자들을 등쳐 배우지 않고 공부하는 학교를 세울지도 모르고,

방송국을 속여-명상과 순례를 모토로-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닐 지도 모른다.

(...)

인간은 지나치게 타락했다.

정직한 일탈도 꿈꾸지 못할 만큼,

애초 생의 이유를 잊고 제 영혼을 버려둘 만큼!

“당신이 지구에 온 까닭은?”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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