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고픈 말 2

너에게 하고픈 말 2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2008. 12. 10. 21:30

영화가 끝났을 때쯤
사람들이 나의 영화를, 나의 꿈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나의 영화가 끝나지 않는다는 거야.
영화는 끝나도, 끝나지 않지!
시간은 늘 순간순간 죽고 새로 태어나니까.

너도 알거야.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100여 년 전의 고흐와 대화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300년 전의 바흐와 소통하고 2000년 전의 예수와도 만나고 있어.

또한 우리는 가끔 세종대왕도 만나지.

매일 눈뜨면 신조어를 만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그에 대해 잊지 않고 있어.


그는 우리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거야.

우리는 그를 떠올릴 때마다 그의 전 생애와 만나곤 하지.

마치 돌아가신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가 그를 아직도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것은

그의 예술 혼이 훌륭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죽었기 때문이야!


그가 죽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의 전 생애와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그가 살아있고 아직도 정쟁의 한 가운데 서있다면

아무리 많은 업적이 빛을 발한다 해도

우리가 그의 전 생애와 올곧게 만날 수 있을까?

그의 일부분이 아닌 전부와 만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우리도 순간순간 새로 태어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그리하여 시간이, 우리가, 우리의 꿈이

날마다 다시 잉태된다는 것을 모르는 거야.

우리도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처럼 전 생애로 만나야 한다는 것을.

죽음으로써 진정 살아서 다시 만나야 한다는 것을!


나는 단 한순간이라도 그렇게 너의 전부와 만나려는 거야.

시간도, 공간도, 생사조차도 초월하여 그렇게 만날 거야.

죽음으로써 오히려 살아있고 순간이기에 도리어 영원한,

어떠한 약속도 맹세도 없는 그런 만남!


맹세란 시간을 초월할 수 없지.

우리도 그와 같아서 내일은 다시 없을 지도 몰라.

오늘 내 것이었던 것이 내일도 여전히 내 것일 순 없는 것처럼

우리는 그 무엇 하나 기약할 수 없지.

시간을 초월하는 법은 오직 하나,

우리가 순간순간 죽고 다시 태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밖엔 없어.


소유는 순간일 때 아름답지.

만남도 일종의 소유라고 한다면 서로를 온전하게 가지는 거지.

그러나 어제의 소유가 오늘의 소유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타성이야.

너의 연인도 어제의 그가 아닐 때 더욱 아름다운 법이지.


오늘의 네가 어제와 같다면 너의 순간은 독립되지 못한 거야.

오늘이 어제나 그제처럼 여전히 지루하다면 너의 하루 역시 독립되지 못한 거야.

어른이 되면 독립을 하듯 우리의 순간도 독립해야만 해.

시간도, 우리도, 우리의 꿈도 매 순간 죽고 새로 태어나야 해.


그런 너를 만나고 싶어.

방금 막 태어난 너를.

갓 입학한 새내기처럼 싱그럽고,

지루한 장마 끝의 햇살처럼 신선한,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활어처럼 살아있는 너를!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는 마.

우리가 매순간 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언제든 우린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까.

언제든 다시 만나고 다시 태어나는 거야.


이 광대한 우주에서 어차피 잠시 반짝일 뿐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에겐 의미가 필요한 거야.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스쳐 지나는 바람보다도 미미하지만

네 안에서 우주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 한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 수도 있어.

이미 네 안에 준비된 것을 밖에서 간구하지만 않는다면

불멸의 삶을 살수도 있어.


온통 허무한 이 세상에서 불멸을 꿈꾸지 않는 자는 이미 죽은 자 뿐이지.

이 짧은 생에서 네 가슴 가득 채울 강렬함이 없다면,

끝내 아무런 소용없이 헛되게 살다 간다면

무엇으로 너의 생을 증명할 수 있겠니.


생은 짧고 하루는 지루하더라도

네 순간만큼은 태양처럼 작열하기를 바라.

지금의 너는 비록 초라하더라도

네 기상만큼은 우주를 다 삼키고도 남을 만큼 장쾌하기를.

우린 이 생을 함께 완성해 가는 거야


이 사실만 기억해 줘!

어제의 너는 이미 죽고 없다는 걸.

너는 오늘 온전히 새로 태어났다는 걸.

네 마음속의 나는 죽여도 좋아.

난 날마다 나비처럼 새로 태어날 테니!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