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신의 재현처럼
만남은 평등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만남은
존재의 존엄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 된다.
가족과의 만남이,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 궁극이 될 수 없는 것은
특유의 의존성 때문이다.
만남이 더 큰 가치가 되지 못하고
상대적 의미로 퇴색되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신과 대등한 존재로서 온전히 그와 소통하는 것이다.
당연히 신과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만남도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이어야 한다.
그동안 중력에 지배 받던 만남에서 벗어나
평등하게 또 다른 세계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수직이 아닌 수평적 만남,
나의 세계와 너의 세계가 온전히 일치하는 만남.
거기에 궁극이 숨쉬고 있다.
완전한 사랑이, 완전한 자유가 빛나고 있다.
홀로 가는 길이다.
온전히 홀로 가는 두 세계가 만나는 것이다.
가다가, 홀로 가다가 어느 순간 완전하게 만나는 것이다.
그 순간 완전한 사랑을 재현할 수 있다.
***
깨달은 이가 글을 쓰는 것 역시
만나기 위해서이다.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함이며
혼자만의 독백이 아닌
메아리로서의 떨림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신과 꼭 닮은 자유(인)와 만나
완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함이며
그럼으로 온 우주에
신의 완전성을 전파하기 위함이다.
애초 신의 재현을
다시 펼쳐 보이기 위함이다.-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