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2008. 12. 10. 21:13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사람이 서로를 만난다는 것,

또한 밥을, 술을 같이 먹는다는 것.

혹은 함께 잠을 잔다는 것.

그것은 곧 영혼을 나누는 일이다.

나눈다는 것은 소통한다는 것.

그저 밥을 먹고 술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밥 먹어서 배부르고 술 먹어서 취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나를 만나고 그 안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 이같이 가득 찬 만남을 가질 때에는

만나기 훨씬 이전부터 가슴은 두근거리고

만나서는 공간을 잊고 시간을 거스르게 된다.

아주 오랫동안, 그것도 밤을 세며 이야기꽃을 피워도

그저 한 순간이 흘렀나 보다 여겨지며

아주 잠깐을 만나서 눈빛만을 주고받아도

그 기억은 영원처럼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은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온전한 서로를 발견하려면

서로의 뜻이 같지 않고서는 안 된다.

밥을 같이 먹고 잠을 같이 자는 것도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일진대

하물며 뜻을 같이 한다는 것은 얼마나 참다운 일인가!

그러나 뜻을 같이 하지 않고서는

밥을 같이 먹어도 배가 부를 뿐이며

술을 같이 먹어도 그저 몽롱할 뿐이다.

천만 번을 함께 밥 먹고 술 취하고 잠을 자도

영혼을 나누지 못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나는 그저 배부르고 그저 취하고 싶지 않다.

영혼에 배부르고 의미에 취할 것이다.

영혼이 부르려면 그대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같아야 하며

의미에 취하려면 그대의 의미와 나의 의미가 일치해야 한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하고 함께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럴 때에 내 식사와 내 술자리는 성사(聖事)가 될 것이다.

나는 일상이 곧 성사(聖事)이기를 꿈꾼다.

 

친구가 곧 나이기를 꿈꾸고

내가 그의 전부이기를 꿈꾼다.

그의 사랑이 나의 목숨이기를 꿈꾸고

나의 목숨이 그의 뜻이기를 꿈꾼다.

그의 뜻이 세계의 뜻이기를, 일상이 곧 신의 뜻이기를 꿈꾼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신의 계획이기를 꿈꾼다.

나의 꿈은 어느 순간 일상이 된다.

나의 성사는 어느 덧 일상이 된다.-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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