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한다는 것은!
삶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대 삶이 비참하다는 것을 긍정한다는 것. 그리하여,
그 비참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기를 멈추는 것.
삶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대를 둘러싼 대자연의 완전성을 긍정한다는 것. 그리고,
그대 또한 그 일부분임을 알아차리는 것.
삶을 부정한다는 것은
신이 이 순간에도 그대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홀로 고독하게 신과의 접속을 시도하는 것
비참은
기아(飢餓)가 아니라, 궁핍이 아니라
그대 영혼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또 얼마나 비참한 일이냐!
자연의 완전성이란
신이 언제나 먼저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는 것.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풀벌레가 우는데
눈 감지 않고서야 어찌 모를텐가?
신도 이 순간, 창조를 멈추지 않는데
인간만이 눈 감고 고개 돌렸다.
삶을 긍정한다는 것은 그러므로
게으른 자의 변명이며 안주한 자의 논리,
무지한 자의 억측.
잠든 그대 영혼을 흔들어 깨워라.
곤궁한 그대 영혼을 부정하여,
그리하여
긍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