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1 2008. 12. 11. 17:08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뜻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무언가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그것이 역적모의라면 더욱 좋겠지!

하여간 숙덕숙덕 무언가 재미있는 모의를 하는 것은

그 계획이 성공하고 실패하고 간에

모의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이 바로 무언가를 ‘하는’것이다.

인간을 살아있게 하고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것!

‘하는’동안 우리는 살아있을 수 있다.

 


그렇게 복수를 감행하고

모반을 꾀하고 혁명을 꿈꾸는 동안

우리는 살아있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무언가를 ‘하는’ 와중에도

때로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것에 그 혐의를 두곤 하지만

그것을 의식하는 우리들 자신이야말로 범인임을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길게 늘어진 시간을

임의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

기실 뜻이 통한다고 '믿는' 우리끼리

날마다 *달마을에 모여 숙덕숙덕 모의를 하는 것이

저 진나라 죽림칠현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는

한나라의 건국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하나의 멋진 그림!

수호지의 양산박이 현실공간에서의 아지트라면

*달마을은 가상공간의 살롱이라 하겠다.

날마다 세상에서 가장 제미있는 일을 하는 호사를 누리면서도

혹여 그것을 즐기지 못하는 불상사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시간을 콘트롤할 수밖에!

 

도원결의가 한나라의 건국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그 무수한 세월을 기억하기!

세상을 뒤엎고야 말겠다는

큰 뜻을 품었다는 자체로

생은 그 의미를 가지는 것.

 


하여간 내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것으로 끝이라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삶은 좀 더 강렬해지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그럴 때 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저 푸르른 하늘과 내가 숨 쉬는 이 공기가 둘 일수 있을까?

그 한 순간은 영원이 되고 세상은 하나가 되며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저 권태롭기만 하던 일상은 그예 성사(聖事)가 된다.

삶은 삶 그 자체가 되고 나의 이야기는 영감이 되어

후세의 누군가를 살아 있게 할 수도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말한다.

모르는 이를 만나리라 여겼던 여행길에서

오히려 진정한 제 자신을 만났노라고!

멀리 떠나서야 비로소 자신과 만났노라고!

 


순례 길에서 만난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된다.

걸음이 빠른 사람은 먼저 가고 느린 사람은 늦게 간다.

방금 전까지 보이던 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먼저 갔거나 뒤쳐졌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도 곧 떠날 사람들!

가는 사람 옷자락을 붙드는 일은 우스울 뿐이다.

서로가 똑같은 순례자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우리는 죽어 축 늘어진 오징어처럼

또한 소파에 너부러진 가부장처럼

삶에 바짝 들러붙어 있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발짝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 방법으로 삶에 다가가야 한다.

그런 방법으로 삶 그 자체를 ‘살아야’ 한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도록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

타인의 생을 보듯 나 자신의 생을 지켜봐야 한다.

삶을 답삭 움켜쥔 채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고

진정 '제 자신'이 '삶 자체'를 '살고' 있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나라고 믿고 있는 나는 진정한 나인가? - 신비(妙)



*달마을 : 모인터넷 카페의 (옛)이름, 혹은 뜻이 맞는 사람끼리의 가상공간의 모임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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