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해줄 수 있는 거라면 오로지
네 엉덩이를 힘껏 차주는 것.
그리하여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것.
그 안에서 생의 밑바닥을
처절하게 핥도록 하는 것.
심연을 네 집으로 삼는 것.
암흑과 어둠을 사랑하게 되는 것.
바늘구멍으로 비치는 햇살에도
천둥 같은 희망을 가지는 것.
그렇게 너를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
오로지 삶만을 갈구하게 하는 것.
빛에만 반응하게 하는 것.
진리에만 접속하게 하는 것.
내 안의 괴물은 그렇게 매순간
호시탐탐 너를 잡아먹는다.
그 마녀는 이미 오래 전
자신의 속살을 파먹고 자라났다.
너를 죽여도
나는 결코 살인자가 되지 않는다.
승자는 미리 이길 지점에 서 있는 자.
싸우지 않고 우뚝 올라선 자.
진리와 하나 된 자.
신과 한 팀 된 자.
이기려면 진리를 배경 삼아라.
신을 유혹하여 네 편으로 만들어라.
너의 매력은 과연 치명적인가?
그것이 궁금하다.
신도 무장해제 항복할 만큼,
진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맘대로 주무를 만큼!
너는 과연 아찔한가?
숨이 턱, 하고 막히는가?
2014/02/04 14:33
-신비(妙)/신을 유혹할 만큼 치명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