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기 몫의 외로움이 있다.
누구에게나 자기 몫의 삶이 있다.
그것은 그 누구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것.
가족도, 부부도, 사랑하는 이들도 서로 주고 받거나, 나눌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랑을 갈구한다면 반드시 어른이 될 것!
사랑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단번에 쑥쑥 자라날 것!
그 모든 것을 홀로 묵묵히 감당하는 이가 바로 어른이다.
어른의 세계는 아이의 그것과는 다르다.
참다운 어른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혹은 협박하거나 협상하지 않는다.
제 안에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어른의 세계란 바로 깨달음의 세계다.
아이처럼 순수하다는 것은,
그가 성숙한 어른일 때에 한해 비로소 매력으로 작용될 뿐,
그 자체로 완전한 미덕은 아니다.
결코 아이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이는 어떤 일이 제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일단 울고 본다.
보채고 엄살부리고 어깃장을 놓는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결국 감정적인 대응으로 상황을 최악으로 만든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아이의 전략!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제 나름 최선의 선택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일은 전략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이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진리는 무서운 것!
사랑받고자 해서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
얻으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잃어버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역설!
진리이다.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혹은
진정 원하는 것을 얻고자할 때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처럼 일단 울고 볼 것인가?
징징거리고 어깃장 놓으며 상대를 피곤하게 할 것인가?
물론 상대를 정떨어지게 하는 방법은 아주 많다.
협박하기,
거래하기,
상대의 약점을 잡아 결국 굴복하게 만들기.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방법!
기어이 원하는 것을 얻기보다는 독야청청 인간으로 남기를 고집해야 한다.
인간으로 성숙되는 길이 그 어떤 대단한 성취보다 위대한 가치이다.
당신이 적어도 인간이라면 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쉬운 길은 없다.
위대한 것일 수록 그 댓가는 혹독한 법이다.
가치있는 것일수록 인고의 세월을 자궁으로 하여 태어난다.
의연해야 한다.
그 어떠한 곤궁한 처지에서도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우리,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 그렇게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나비가 되어야 한다.
나이만 먹은 어른은 곤란하다.
늙은 몸의 아이란 차마 징그러운 것이다.
아이에게는 엄마나 보모, 혹은 그 또래의 친구가 필요할 뿐,
결코 어른 친구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이름!
그것이 바로 슬픔이다.
이런 철없는, 불쌍한 어른들이 가득한 세상이 바로 나를 슬프게 하는 것!
부디 어른이 되라.
순교자처럼 제 몫의 외로움을 묵묵히 견디고,
제사장처럼 제 영역을 남의 그것과 혼동하지 않으며,
순례자처럼 마침내 제 몫의 삶을 살아내어
마치 신처럼 영원히 스스로를 주관하라!
-신비(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