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의 세계를 전송하고 싶다.
컴퓨터나 핸드폰도 없이 오로지 나의 의지만으로 멀리 있는 너와 대화하고 싶다.
나는 아무런 도구도 없이 그저 네가 보내 준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려 너와 교감하고,
나 또한 내 세계의 풍경을 고스란히 너에게 전해줄 수 있다면!
네가 아플 때에 네 침대 머리맡이나 너의 방 천장에 나의 생각을 전송하고
내가 우울할 때에 내 방 유리창이나 하늘을 배경으로 네 마음을 받아 볼 수 있다면!
너는 일을 하다 문득 너의 가슴속에 뜬 나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나는 잠을 자다 불현듯 꿈속으로 스며든 너의 사랑을 맞닥뜨릴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도 나는 이 불가능 속으로 걸어 들어가곤 하는 것이다.
나의 세계는 사실 불가능과 가능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나는 매순간 너에게 나의 세계를 전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끔 나의 세계를 똑같이 묘사하는 너를 보기 때문이다.
나의 세계에는 사실 불가능이란 없기 때문이다.
너의 세계도 사실은 그러하기 때문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