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그저 어느 한 순간의 찬란한 이야기!
그 한 순간의 눈부신 떨림으로 전 생을 살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차마, 너를 먼저 보내기는 싫은 것이다.
나의 영혼, 나의 왕국, 나의 전 삶과 통하는 네가 없다면,
그 삶은 그대로 사막이기 때문이다. 아니 죽음보다 더한 죽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순간에 삶은 이미 완성되었다.
그 의미만으로 강렬하고 추억만으로도 호사스럽지만
'그대가 가고 없으니 이로써 세상엔 나를 알아줄 이가 없다!'
저 제갈량처럼, 추호도 나는 한탄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 염치없지만 나는 서둘러, 너보다는 먼저 가야 하겠다.
친구여, 내 영혼의 쌍동이, 영원의 동지여!
내가 있기 전부터 너는 나를 초대하였고
네가 있기 전부터 나는 너를 기다려왔다.
그래서 더욱 지금 이 순간이 아쉽고 또 아까운 것이다.
이제 우리 비로소 완전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신비(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