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삶과 정반대의 의미로만 생각하여
아직도 죽음,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며,
끝끝내 죽음이 생의 또 다른 모습이거나 시작, 혹은 어떤 의미에서의 완성이 아니라,
파멸이나 삶의 끝 혹은 희망의 부재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답해 보라!
아니 증명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삶이 죽음이 아니며,
당신이 바로 주검이 아니라는 사실을!
죽음은 삶과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오히려 삶의 일부라는 것,
그는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이지만
제 삶이 죽음이 아니라 무엇보다 생생한 삶이라는 사실은
누구든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철학적인, 아니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인 것이다.
고로 생각하여야만 한다.
나는 이제껏 걸어 다니는 시체가 아니었던가?
혹시 숨 쉬는 로봇은 아니었나?
오로지 존재감으로 충만하여 스스로 빛났던 적이 내게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