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범수의 목소리에는 단단한 핵이 있다.
마치 조개 속의 진주처럼 눈부신 중심을 가지고 있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는 호흡을 하는 사이와 사이의 한 소절을
기승전결로 완벽하게 낳아낸다.
대개 노래에는 한 가지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인데
그의 노래에는 그래서 한 호흡마다 하나씩의 이야기가 있다.
산모의 고통과 그 에너지에 견줄 수 있겠다.
보통은 노래 한 곡을 '만드는 일'이 곧 낳는 일일 테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한 호흡을 '부르는 것'이 곧 낳는 일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단단하고 눈부신 핵을 품고 있어야 한다.
껍질이 아니라 핵.
이론이 아니라 삶 그 자체.
그래야 많은 이들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무시하지 않고, 지루해하지 않는다.
내 호흡과 호흡 사이의 사소한 이야기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몰입하고, 젖어들고, 취하고,
마침내 하나가 된다.
인간이 외로운 이유는 아무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