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이 있다.
인간으로서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말들이 있다.
그 말 기어이 입밖에 내게 해서는 안 된다.
외롭지 않다는 말은 이미 외로움의 옷을 입고 있다는 말이다.
아프지 않다는 말은 이미 고통의 집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죽지 않는다는 말은 이미 유령이 되어 하는 말일 수 있다.
쉼표와 마침표, 느낌표와 물음표 사이의
그 보이지 않는 말들을 알아 들을 수 있어야한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은 전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늘 웃고 있다면 가슴 속에 슬픔을 간직한 사람일 수 있다.
늘 담담하다면 가슴 속엔 언제나 태풍이 불고 있을 수도 있다.
묵묵하다면 그 가슴, 이미 타고 하얀 재초차 남아 있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차피 환멸!
세상은 보이지 않는 칼들이 날아다니는 살벌한 전장 속,
살아 남으려면 골백 번 더 그 칼에 죽어보아야 한다.
살아 남기가 가장 어려운 일인 것이다.
살아 남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화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골백 번 죽고 피흘려 본 사람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참혹한 진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