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에서 삭제된 사람들이 있다.
아니, 스스로를 삭제한 사람이 있다.
스스로를 삭제하면 제일 가까운 사람조차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그를 삭제해버린다.
그러나 존재란 언제나 다시 조금씩 희미하게 드러나는 법!
매 순간 스스로를 지우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라는 것은 통속적이며 어느 정도 천박한 것!
혼자 있을 때면 어김없이 그 징후를 발견하곤 한다.
사회와 아주 조금 가깝게 지냈을 뿐인데도
조금은 산만해졌으며,
게다가 평생 전혀 쓰지 않던,
내가 그렇게도 경계하던 가벼운 말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럴 바에는 이 사회에서 완전히 삭제되는 편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든다.
어차피 사회로 통하는 문의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어차피 완전히 혼자가 되지 않으면 완전한 사회인이 될 수 없는 법이니까!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사회와 연결된,
간당이는 다리 하나를 끊어 버렸다.
마치 꿈 속에서 하늘로 날아올라
지구와 다른 별들을 차례로 폭파해버렸듯이.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