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히로인에게 완벽한 인간이란,
완벽한 스펙(Specification)을 가진 자를 말함이 아니라
자신만의 룰을 완전하게 체계화한 자를 말함이다.
또한 그에게 완벽주의란,
매사에 완벽을 기하는 태도가 아니라
자기만의 왕국을 완전하게 구축함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완전한 인간은,
스스로 이 세상에 소속되거나, 혹은 소속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욱 광대하게 존재하는 이를 말한다.
말하자면 자유인이다.
광대한 영혼은 이 세상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완전하게 자기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것.
물론 자폐증과는 다르다.
여기서 자기만의 세계란 스스로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음을 말한다.
또한 ‘소통’이라는 목적이 뚜렷하게 있기도 하다.
그는 단연코 속물이나 현실주의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성인군자나 도덕주의자도 아니다.
오로지 제 삶을 통째로 예술로 여기는 자일 뿐!
따라서 그의 캐릭터를 굳이 형상화해 보자면
검을 제 팔처럼 자유자재로 쓰는 검의 달인,
때를 기다리는 울음을 우는 검을 가슴에 품은 자,
바로 벼랑 위에 선 선선한 눈빛의 검객이 될 터이다.
또한 많은 영화에서 신비의 방랑자쯤으로 구현된,
'홀연히 나타났다 휘적휘적 떠나는 나그네'도 그리 멀지 않은 설정이 되겠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