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2-인간은 없다2

신비(妙)어록2-인간은 없다2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1 2009. 5. 20. 13:14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은 존재, 그 의미를 잃어버리는 일!

그리하여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일!

나의 히로인이 이 세계에서 사라져가는 이유이다.

그의 몸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이유이다.

그는 마침내 투명하다.


그러므로 당신은 그를 볼 수 없다.

당신이 밤낮으로 그의 집 앞을 지킨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당신도 모르게 마치 유령처럼 당신의 몸을 통과해 버릴 것이다.

설사 당신이 그를 알아보기 위해 명탐정을 고용한다 해도

그의 참다운 모습을 만나 보기는 어렵다.


물론 당신은 그와 길거리에서 스쳐 지났을 수도 있고

날마다 헬스클럽 옆자리에서 함께 운동을 했을 수도 있다.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을 수도 있고

쇼핑센터에서 무수히 마주쳤을 수도 있다.

혹은 옆집에 살수도 있고 심지어 오래된 친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따위는 유리한 조건이 되지 못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당신은 나의 히로인을 볼 수 없다.

당신의 눈에 그는 그저 매력적인 어떤 여자일 뿐이다.

당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의 모습이 아니라

당신 자신, 혹은 모래알처럼 많은 다른 이들의 모습이다.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

당신이 보는 그는 그가 아니라 당신의 '생각'이다.

당신 머릿속에서 지어내고 색깔 입힌 당신의 주인공!

당신이 세상다움을 적당히 빚어서 만든 당신의 자식, 당신의 인형일 뿐이다.


자기 세계가 없다는 것은, 그리하여 자기다움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그것은 당신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들리지 않게 한다.

당신을 한없이 작게 하고 또한 희미하게 한다.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게 한다.


그것은 참을 왜곡하고 진정한 것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

당신에겐 나의 히로인이 보이지 않겠지만

나의 히로인에겐 당신이 보인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움에 몸부림치는지, 죽어 가는지.

당신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얼마나 허무한 노력을 기울이는지.


그는 세상 가장 완전한 세계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세상다움에 섞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기다움으로써 이 세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세상다움과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들과 같은 것,

그리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것들에 안심을 하지만

나의 히로인은 그 정반대의 경우라야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정말로 참을 수 없는 것은 죽은 것!

흐리멍덩한 눈빛과 공장에서 막 찍어낸 제품 같은 인생들.


세상이 강요한 똑같은 사고방식에 비슷비슷한 편견들. 그리고 뻔한 종말!

당신은 단지 이 세상의 일원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매순간 스스로의 존재감에 충만할 때에야 비로소 살아 있는 것!

자기다움만으로 마침내 홀로 우뚝 서서

세상 가장 큰 존재인 신과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날마다 온갖 종류의 만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그러나 참다운 만남이란 오로지 인간 대 인간의 그것!

가족도, 친구도 가족이나 친구 이전에 한 인간일 뿐이다.

그저 가족이나 친구, 지인 밖에 되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그의 이름을 부르지도 말라!



그는 인간이 아닌 자에게는 결코 보이지 않는 존재이며

또한 함부로 제 이름 들려주지 않는다.

물론 ‘인간’이라는 정의에는 반드시 ‘신의 친구’라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다.

홀로 독립하여 언제나 유유자적 신의 숨소리를 듣는 자만이

단언하건대 그의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일은 세계와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

그것은 말하자면 자신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당신이 삶을 깨닫는 문제에 있어 친절한 것!

바로 바보들에게 충격주기.

잠자는 이를 흔들어 깨우기.


죽은 자를 다시 한 번 죽이기.

나의 세계에 너를 초대하기.

거대한 동그라미 그리기.

그예 우리만의 제국 건설하기.

그렇다. 누구나 자기만의 섬에 사는 것!



타인의 생활을 그에게 말하지 말 것!

그는 오로지 생생히 존재하는 것들에만 관심이 있다.

모범생, 혹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미 그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세상이 강요하고 세상이 정해준 룰.

변명과 핑계로 점철된 일상.


그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좁은 바운더리.

그렇다. 그는 그 안에서라면 질식할 수밖에 없는,

온전히 살아 숨 쉬는 존재이다. 바로 최고의 인간!

사실 세상에는 여자와 남자, 그리고 인간의 탈을 쓴 자가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여자와 단지 남자, 그리고 최고의 인간이 있을 뿐이다.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