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내 안에 널 가두는 것이 아니다.
너의 다른 친구들을 네게서 멀어지게 하고,
그 틈을 이용해 틈새전략으로 너를 독차지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하여 벼랑 끝에 선 너를, 혼자만 꺼내보는 보석으로 만들어
어쩔 수 없이 나만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곤 수시로 벼랑 끝으로 밀어버리겠다, 협박하는 것이 아니다.
네가 내게서 멀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숨 막히게 끌어당기는 방법으로 부담을 주고,
짐짓 밀어내는 방법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대개 사람들의 사랑은 잔인한 데가 있다.
어느 순간 원시로 되돌아가 돌도끼사냥을 하고
사냥한 짐승은 우리 안에 던져 방치한다.
그러면 또 야생짐승은 고분고분 가축이 되어간다.
이 무슨 피비린내 나는 엽기잔혹극일까?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도파민 환각에 사랑타령, 사랑 놀음. 호르몬의 작용일 뿐.
우리는 사랑 그 자체를 목도해야 한다.
물론 그 야생짐승도 애초 가축의 유전자를 가졌을 터.
나의 히로인처럼 야생의 피는 아닐 것이다.
어차피 피차 유전자적인 끌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로 만남이란 위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내 안에 너 있다."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멜로드라마 남자주인공이 할 말이 아니라,
바로 나의 히로인이 할 말이다.
너만을 생각하고 있다,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주가 온통 나의 영역이니,
너는 그 어디에서 뛰어놀아도 다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옆에 없다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며,
멀리 있다고 너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마음껏 날아다녀라.
엄마 품속의 아기처럼 한껏 사랑스러워라,
네 꿈을 펼쳐라, 바로 그런 뜻이다.
사랑은 그러므로 네가 과연 나를 얼마나 좋아할까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혹여 내 곁을 떠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다만, 스스로를 완성하는 것!
그리하여 광대한 자기 영역을 만드는 것.
언제든 네가 들어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그 토대를 우주까지 넓혀 놓는 것!
그러니 긴장하라!
당신이 만약 제 한 몸에 갇혀 저 스스로도 감당 못하는 용렬한 자라면,
누구도 협소한 그곳에선 있으려야 있을 수 없다. -있을 곳도 없다.
자기 영역을 넓혀라!
돈과 명성이 문제가 아니다.
네 마음 속 풍경이 끝간 데가 없어야 한다.
네 정신이 풍요로워야 하고,
네 영혼이 우주같이 드넓어야 한다.
돈과 명성이 제아무리 커봤자 광대하고 거룩한, 네 아름다운 영혼에 비할 수는 없는 것!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