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3-칼릴 지브란의 후예

신비(妙)어록3-칼릴 지브란의 후예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2 2012. 7. 18. 18:33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참여하고 즐기는 것이지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

그것이 열등감과 무엇이 다른가?

가수들은 무대에 올라가기 전

'나는 슈퍼스타' '내가 제일 멋져' 주문을 걸지만

자신감과 우월감은 때로 인간을 열등하게 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우월감이나 자신감이 아니라,

전투의지나 불굴의 헝그리 정신이 아니라,

그 어떤 순간에도 빛을 잃지 않는 자존감이다.

 

 

우월감도, 자존심도, 성실도 다 배신하지만

자존감만은 그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

꼭 이등병처럼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생(生)은 생사를 건 전투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다.

 

 

반짝이는 장식을 달고 거리를 배회해도 좋다.

무모한 도전으로 황당한 모험을 해도 좋다.

우스꽝스러운 코스프레costume로 우주를 휘저어도 좋다.

물론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수도 있겠다.

 

 

다만 그들을 감시하는 사감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축제에 돌을 던지는 침입자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

참여하지 못해 주눅 든 학생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가끔은 자신의 허점에 난감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당황하거나 심각해지면

더욱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지게 된다.

그저 제 허점조차 사랑하고 쿨해지는 수밖에.

어차피 서로의 바운더리는 겹쳐져 있다.

네 허점도 사랑하는 나의 일부다.

나의 허점 또한 품어 안을 수밖에 없는 너의 흠결이다.

 

 

다만 서기 3000년경 블라디보스톡의 빈티지 숍에서

신비(妙)어록 초판본을 발견하게 될 그 아름다운 청년에게는

내 못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다.

그의 파란 눈에는 설렘만 가득 담아주고 싶다.

마침내 소로우를 구원했다, 당당하게 말했던 2000년의 나처럼

서기 4000년의 패기만만한 소로우에게는 나를 구원하게 하리라.

내 오묘한 사상과 탐미주의만을 물려주리라.

칼릴 지브란의 후예처럼 그도 나를 예언하게 하리라.

서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종교적 체험을 하게하며

마침내 영원토록 생의 거대한 파도를 즐기게 하리라.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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