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하라!
아니, 깨어나라!
시스템이 자신의 팔다리를 자르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
체제가 네 영혼을 감옥에 가두는 일을 결코 허용하지 말라.
나는 사람들이, '사소한 일탈'이나 숭고한 '자유에의 의지'를
'철없는 행동'이나 '판타지'라고 명명했을 때가 요즘들어 가장 슬펐다.
이 찬란한 21세기에 왜 사람들은 아직도 그렇게 불쌍하게 살고 있단 말인가?
왜 일탈하지 못하는가?
아니, 왜 스스로를 '진실로' 돌보지 않는가?
세상에서 처절하게 내팽겨 쳐진다고 해서 곧바로 죽지는 않는다.
추워지고, 배고파지고, 외로워지고, 스스로에 잠식당할 뿐이다.
죽음의 강에 한 발을 담그게 될 뿐이다.
죽음에의 위협에 시달리고, 자기살해의 유혹에 노출될 뿐이다.
진정한 기회란 원래 그 뒤에야 느지막히 겨우 오는 법이다.
기회란, 게으른 죄로 세상 밖으로 쫒겨난 이브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비(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