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몇 년 만에 계란말이에
소금을 좀 넣었더니
아, 정말 소금이 이렇게 오묘한 맛인 줄
처음 알게 됐어.
난 그동안 정말 솔직한 음식만
먹고 살았던 거야.
먹을 땐 몰랐는데,
소금을 좀 넣었더니
아, 정말 소금이 이렇게 오묘한 맛인 줄
처음 알게 됐어.
난 그동안 정말 솔직한 음식만
먹고 살았던 거야.
먹을 땐 몰랐는데,
소금을 먹고 보니
이제 깨달았어.
이제 깨달았어.
그게 싱거운 맛이라는 거였구나!
그런데 이상한 건 소금 넣은 음식이
특별히 맛있지도 않더라고.
익은 음식이나 간이 들어간 음식은 죽은 음식처럼
텁텁하고 맛이 없게 느껴지는 나를 또 발견.
나는 억지로 날 것을 먹은 게 아니라
신선하고 담백한 것들을 찾았던 거야.
몸이 원하는 대로 그리 했던 거였어.
조리 안 한 생채소,
소금 뺀 요리,
설탕 안 넣은 음식,
그리고 약간의 날 것과
사약 같은 마실 것.
물론 친구를 만나면
내가 정말 맛있어 하는 날 것을 먹긴 했지만,
맛있는 것만 먹다보면
맛없는 것은 전혀 먹을 수 없게 되지.
그건 어찌 보면 참
무서운 일이야.
그런데 맛없는 것만 먹다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도 맛을 느끼게 돼.
약간의 소금에도 온 우주가 빙빙 돌지.
때론 아이스크림 하나로
기적이 일어나기도 해.
나는 허벅지 근육을 많이 쓰는 편.
그렇다고 비욘세라는 말은 아니고
축구 선수의 그것이지.
서퍼의 그것이기도 해.
급커브, 급회전에 자유로워.
2주에 한 번 쯤은 달콤한 방탕아가 되기도 하고
나머지는 그저 남들 보기엔 멋대가리 없는
청교도적 삶.
선비라는 게
남들이 보기엔 꼬장꼬장 재미없어 보여도
정말 재미있는 삶이거든.
대화가 되는 이가 있다는 게
그 자체로 희열이고
구원이야.
난 신을 구원했어.
또 대자연도 구원했지.
앞으로는 너도 구원할거야.
후대의 너!
아니 너는 나를 구원해줘.
후대의 너는 그게 할 일이야.
난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서
이제 아무 것도 못한다 해도
별 아쉬울 건 없을 것 같아.
네가 오지 않아도
살 수 있을 것 같아.
나에겐 미친 애인이 있거든.
내 삶,
글쓰기,
신과 대자연,
진리의 완성,
우주의 적막,
그것 때문에 살아.
시대는 언젠가는 오기 마련.
조바심 내지 않고
그냥 살아볼까 해.
오늘 아침처럼 우주가 정지해도
서러움에 뇌진탕이 걸려도
모든 기억을 잃게 되도
시간이 깨어나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2014/02/17 19:15
-신비(妙)/미친 애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