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몽둥이보다는
날카로운 칼이 좋다.
몽둥이로 맞으면
억장이 무너지고 골병이 들지만
잘 벼려진 칼은
예리한 단면만을 남긴다.
지지부진 다시 가서 들러붙는 대신
쌈박하니 쿨할 수 있다.
한 방에 끝내기.
아예 죽여 버리기.
부활할 수 있도록.
나비처럼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어린 시절,
내겐 날개가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
언제나 그를 실험해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정도로.
증명해보고 싶어
수시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네가 다시 나를 방문한다면
낙엽 쌓인 안뜰만 걷다 가지 말고
나와 함께 세상에서 뛰어내려보자.
너도 나와 같이
세상의 벼랑 끝에 선
선선함 속을 거닐어 봐야할 것.
매순간 세상에서 추방되어
망명객으로 살아볼 것.
위협과 협박 속에
순간을 불태워 볼 것.
그리하여 마침내
뛰어내려 장렬하게 전사해 볼 것.
떠밀려 떨어지느니
스스로 추락을 감행해야 하는 게 인생이다.
자유의지의 승리.
위대한 자존감.
시간의 급커브.
인간들은 모르는 이야기!
다음번에 올 땐
부디 잘 벼려진 칼을 품고 오라.
달달한 아이스크림 대신
쓰디쓴 묘약을 마시라.
그것이 우주의 어느 한 구석,
인적 끊긴 호젓한 별에 들르는 나그네의 의무.
반갑단 말 대신
너에게 전하는 말.
2014/03/02 11:43
-신비(妙)
날카로운 칼이 좋다.
몽둥이로 맞으면
억장이 무너지고 골병이 들지만
잘 벼려진 칼은
예리한 단면만을 남긴다.
지지부진 다시 가서 들러붙는 대신
쌈박하니 쿨할 수 있다.
한 방에 끝내기.
아예 죽여 버리기.
부활할 수 있도록.
나비처럼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어린 시절,
내겐 날개가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
언제나 그를 실험해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정도로.
증명해보고 싶어
수시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네가 다시 나를 방문한다면
낙엽 쌓인 안뜰만 걷다 가지 말고
나와 함께 세상에서 뛰어내려보자.
너도 나와 같이
세상의 벼랑 끝에 선
선선함 속을 거닐어 봐야할 것.
매순간 세상에서 추방되어
망명객으로 살아볼 것.
위협과 협박 속에
순간을 불태워 볼 것.
그리하여 마침내
뛰어내려 장렬하게 전사해 볼 것.
떠밀려 떨어지느니
스스로 추락을 감행해야 하는 게 인생이다.
자유의지의 승리.
위대한 자존감.
시간의 급커브.
인간들은 모르는 이야기!
다음번에 올 땐
부디 잘 벼려진 칼을 품고 오라.
달달한 아이스크림 대신
쓰디쓴 묘약을 마시라.
그것이 우주의 어느 한 구석,
인적 끊긴 호젓한 별에 들르는 나그네의 의무.
반갑단 말 대신
너에게 전하는 말.
2014/03/02 11:43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