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용맹해지는 풍경이 있다.
광야를 홀로 달리던 고독,
태초의 기억이 떠오르는
그런 풍경이 있다.
너도 그러했으리라 여기며
공연히 광대해졌다가
다시금 초연해졌다가
또 다시 용기가 불끈하는.
매순간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것은 삶을 살아갈 용기.
기억이 떠오르면
용기도 솟아난다.
어제 너를 만났어도
오늘 또 만나야 한다.
방금 너와 헤어졌지만
지금 또 만나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순간을 달려야 하니까.
지금 이 순간 새로 태어나야 하니까.
태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서로를 초대해왔으니까.
저 용맹한 풍경 속으로
우리 꿈처럼 걸어 들어가는 순간,
끝끝내 오지 않을 날들조차도
모조리 다 거룩하고 찬란해지니까.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