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너는 화나니? 나는 부끄럽다

신비(妙)어록4-너는 화나니? 나는 부끄럽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3. 2. 14. 09:08

 

 

 

속은 건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부끄러운 거다.

그것이 의도적인 사기라면 더욱 그렇다.

속아서 부끄럽고

속여서 수치스럽다.

너와 나는 하향평준화 되었다.

나도 너처럼 세상을 속인 게 되는 거다.

눈가리고 아웅한 게 되는 거다.

그래서 부끄럽고 민망한 거다.

수치스러워서 몸둘 바를 모르겠는 거다.

화가 나는 게 아니다.

몰래카메라에 당한 기분, 정확히 그것과 같다.

사람들은 몰카에 당하면 화를 내거나

안심하거나 한다.

감히 나를 속여, 화를 내거나

그 상황이 진실이 아니니 안심.

그러나 그건 화를 내거나 안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부끄러워 해야할 문제다.

은밀한 속내를 고스란히 들켜버렸다는 것.

실험실의 모르모트처럼 테스트 당했다는 것.

인권을 침해당했다는 것.

아니, 바로 내가 너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것!

그것이다.

그래서 분노가 아니고

수치다.

저 푸른 하늘이 부끄러워 차마 올려다볼 수 없는 거다.

오늘도 하늘은 수치스럽게도 푸른데,

햇살은 염치없게 눈부신데 말이다.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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