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나의 비밀을 폭로한다

 

 

그대,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자전거를 타거나
바이크를 타거나

 

기차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로켓을 타거나

 

설사 맨발로
거친 광야를 달리더라도

 

끝내 신과 악수하고 오시오.
진리와 맞대면하고 오시오.
 
내 안부는 아니 전해도 되오.
나는 매순간 만나니까.

 

오로지 인간 그 자체를 믿는 것.
그리하여 신과 대화하는 것.

 

신과 강렬하게 연결되는 것만큼
귀한 가치는 없소.

 

혹시라도 돈을 번다면
가장 먼저 비행기를 조종하겠소.

 

뒷동산에 허름한 격납고를 짓고
날마다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겠소.

 

해뜨기 전 욕조에 앉아 파도를 읽고
큰 놈을 발견하면 맨발로 뛰어나가겠소.

 

온몸으로 부딪혀 생을 산 뒤
그 보고서를 작성하겠소.

 

매순간 길어 올리는 영감으로
그대에게 가장 멋진 생을 선물하겠소.

 

전 세계로 사인회를 다니는 것보다 나를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은

 

날마다 길어 올린 내 영감을
온전히 그대에게 선사하는 것.

 

그대, 온전히 그것을 받을 수 있겠소?
그것이 내 인생 최고의 딜레마.

 

그런 박동의 엔진이 내 안에 있다는 것으로
우주가 온통 내 몸이라는 이유로

 

나는 내 생을 다 살았소.
이제는 그대의 생이오.

 

나는 그대의 생을 살고 싶소.
그대와 만나고 나란히 걸어가고 싶소.

 

신과 강하게 연결된다는 것은
홀로 깨어 적막한 우주를 바라보는 일은

 

인간을 짝사랑하는 신의 그것.
홀로 신과 만나는 비밀.

 

나는 내 비밀을 폭로하오.
내겐 너무나 무거운 비밀, 처절한 언약을.

 

온통 생을 짓누르고
천지가 섬광으로 가득 차는 이 진공의 정신을!
2014/01/26 13:05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