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로커처럼

신비(妙)어록4-로커처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3. 10. 22. 13:56

 

 

 

땅에 발을 꼭 붙이고 살려고 아등바등하기 때문에

네 존재가 불안하거야.

거친 파도 위에서도 힘을 빼고 있으면

인간은 그 자체로 파도가 되지.

물론 겁쟁이라면 못하지.

괴물 같은 파도가 널 잡아먹고 말테니까!

그래서 내 일찍이 말했지.

서핑(surfing)은 레포츠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라고.

 

 

고분고분 남의 눈치나 보고 납작 엎드려 살려니

네 존재가 불안하거야.

인간이라는 정체성를 확립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남의 인생이나 기웃거리며 살려니

스스로가 버러지처럼 초라해지는 거지.

노예처럼 벌벌 떨지 말고

로커처럼 소리를 질러 봐.

내 일찍이 말했지.

록(rock)은 음악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라고.

 

 

임재범의 노래는 신비(妙)어록 한 줄을 스무 줄로 만든 것과 같지.

김기덕의 영화는 그 한 줄을 한 컷에 묘사했고,

루미는 시 한 편에 담아냈으며,

소로는 삶으로 증명했어.

고흐도, 베토벤도 내겐 그 자체로 매혹이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나 혼자만이 귀하다는 말이 아니야.

세상의 수많은 ‘나’에게 다 해당되는 말이지.

그런데도 바보들은 화를 내지.

스스로를 인간이 아니라 미물로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불쌍한 사람이 많으니

나는 드라마 같은 건 볼 수가 없어.

막장 드라마일수록 깊은 슬픔을 느끼게 돼.

우연히 스쳐 지나며 보게 되는 드라마의 주인공들.

그 슬픈 군상들은 단 일 초 만에 나를 울게 만들지.

 

 

그래도 이 황량한 사막에 영혼이 통하는 사람은 있더라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거야!

없다면 문제지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해.

‘단언컨대’ 시리즈(요즘은 ‘고로 존재한다.’ 시리즈)

로 요즘 유명한 광고가 있더군.

그 카피를 만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만으로 그것을 썼다면

그 역시 로커일거야. 영혼의 로커!

자신의 뇌를 쓸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그 자체로

나는 행복할 뿐.

 

 

매순간 그런 천재를 찾아 길을 떠나곤 하지.

물론 조금 통한다고 굳이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나에겐 이미 신(神)이 있으니까.

어느 누가 신처럼 나와 완전하게 포개어지고 또 일치하겠어?

개미처럼 땅을 꼭 붙들고 벌벌 떠는 족속들을

어떻게 친구로 삼겠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믿지 못하고

손에 잡히지 않으면 없다고 믿는 이들과

어떻게 비현실을 살고 꿈속을 거닐겠어?

불가능을 논하고 순간을 달리겠냐고?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이 아니고

네 인생에 답이 없는 거야.

세상에 별 사람 없는 것이 아니고

네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인 거야.

현실적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니고

비현실을 살아야 하는 것이고

꿈을 이루어야 하는 게 아니고

네 자신이 꿈 그 자체가 되어야 하는 거라고!

 

 

하여간 예술가는 다리가 길어야 해.

그래야 성큼 성큼 걸어서 바로 하늘 끝까지 닿을 수 있지.

개미들은 천만년을 기어도 못 닿을 곳에

단 한 순간에 바로 가닿는 거야.

멋지지 않니?

진짜 짜릿한 건 바로 이런 거야.

세상의 바보들은 모르는 이야기.

들어도 알 수 없고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

안녕, 친구.

안녕, 하느님.

오늘도 하늘은 살 떨리게 멋지기만 한데

그 하늘 아래 인간은 드물구나.

오로지 나 홀로 우뚝하구나.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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