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립이어야 한다.
째즈공연이 아니어도,
신들린 기타속주가 아니어도,
무한도전식 리얼리티 쇼가 아니어도,
우리네 인생은 애드립이어야 한다.
정해진 대본이 없어야 한다.
역할하지 않고 기능하지 않아야 한다.
필히 즉흥의 센스여야 한다.
꿈틀꿈틀 반짝이는 재치여야 한다.
절정의 예술이어야 한다.
삶의 퇴적물들 켜켜이 쌓여
신비로운 성층을 이루고 있다가
우주의 어느 시간, 어느 한 공간에서
그 순간의 시추에이션에 의해
반짝이는 리액션이 나와주어야 한다.
아브라함의 아버지의 아버지때부터
혹은 중생대 백악기즈음 부터
아니, 우주의 빅뱅이 시작될 무렵부터
별들이 흩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내 몸과 정신에 아로새겨진 삶의 궤적들.
바로 그것이어야 한다.
내 몸의 중심에서 비로소 떨치고 나온 그것!
죽을 때까지 죽지 않는 심장처럼
펄펄 살아 숨쉬는 알짜배기 정신!
그것에 의한 유쾌발랄한 변주여야 한다.
신도 매순간 진화하여 업그레이드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창조다.
그러므로 얄팍한 머리굴리기 없기다.
속보이는 수 쓰기.
멍청한 밀당 테크닉 따윈 없는 거다.
죽은 자에게는 조의를 표하는 것이 최선일 뿐,
산 자는 죽은 자를 사랑할 수 없다.
저질 대본, 상투적, 작위적
하품 나오는 설정은
신과 인간 사이를 그만큼 멀어지게 하는 것!
그렇게 짜릿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통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네 삶의 순간이 알알이 모여
마침내 영원으로 갈 수 있도록!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