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처럼, 나비처럼

마녀처럼, 나비처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2. 21. 12:03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었던 초딩 땐
내가 매순간 이렇게
부활할 줄 몰랐지.

사르트르의 구토를 뒤적거렸던 그때엔
지금 이렇게 매순간
구토할 줄 몰랐지.

까뮈의 이방인을 읽은 중학 시절엔
내가 이렇게
이방인으로 살줄 몰랐지.

악의 꽃을 품안에 안고 다니던 고1땐
꿈에도 내가
세상의 불길 속에 다시 사는 마녀일줄 몰랐지.

예언자를 늘 지니고 다니던 고2땐
설마 내가
예언자가 될까 했었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결국은 읽지 않고 모셔 두기만 했었지.

나는 아는 게 없어.
저 책에서 읽은 것들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그때 그 모든 책들을
조금 더 컸을 때 읽었더라면
지금의 나와 달라졌을까?

유미주의, 탐미주의, 악마주의
다 모르겠고
나는 오로지
신비(妙)주의야.

그저 마녀처럼,
괴물처럼
매순간 다시 태어날 뿐이야.
나비처럼 확!
너를 잡아먹고 말 거야.
2014/02/21 11:50
-신비(妙)/마녀처럼, 나비처럼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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