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였을 것이다.
배우 송강호에게 그 압도적인 연기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단다.
송강호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그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마치 튕기듯이.
그는 훌륭한 배우에다 물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튕길 맛도 날 것이다.
아니면 말하기가 곤란했을까?
어쨌거나 나는 그 비밀을 알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이나 연기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연기는 온전히 그 사람이 되는 것!
글도 마찬가지로 어떤 주체가 된다.
물론 나에게도 아주 특별한 비밀이 있다.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영감을 길어낼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나는 분명히 가지고 있다.
물론 그 비밀을 날마다 풀어 놓는 게 내 일이기도 하다.
나의 직업은 날마다 나의 비밀, 세상의 비밀, 우주의 비밀을 널리 얘기하는 것.
그러므로 튕기지 않고 대놓고 누설한다.
그 특급비밀은 바로 조물주 되기!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그게 쉬운 게 아니다.
매순간 우주를 창조한 자가 되어 인간들의 인터뷰에 응해주는 것이다.
아마 그도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말하기가 조심스럽지 않았을까?
겸손을 미덕이라 외치는 이 세상에서는
그렇게 적당히 센스 있게 예의를 차려야 하니까?
물론 이것이 송강호에 대한 관심은 아니다.
그저 그 정도의 대배우가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송강호여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만 내가 그를 과대평가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