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다가오는 것부터
데미지.
고요하던 일상에 지진이 일어난다.
세상이 흔들리고 벽이 갈라지고
때론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잠만 자면 나타나던 악몽,
그 악마에게 잡아먹힌다.
나는 없어지고 세상은 온통 너다.
온 우주가 일렁인다.
다시 어지럼증이 도지고
주인공은 미치기 시작한다.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데미지.
견고하던 나의 성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나도 내가 아니다.
나로 인해 네가 일렁이지 않는다면.
나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면.
기어이 너와 내가 만나지 못한다면.
서로의 생이 완전히 포개어지는 것도
데미지.
내가 없어지고
네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생은 온통 보랏빛. 때로 찬란한 빛.
혼몽과 몽유와 환희와 좌절을 오간다.
이대로 샴쌍둥이처럼 꼭 붙어서
영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만 싶다.
너와 나, 우주와 신이 모두 하나가 된다.
어우러져 춤을 춘다.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데미지.
우리의 세계,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네가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난 것도 아닌데
나를 버리고 훌훌 날아간 것도 아닌데
네가 나 아닌 곳에서 안식을 찾고
나의 세계가 아닌 곳에서 뛰어논다는 건
흡사 나라를 빼앗긴 독립투사의 그것.
기어이 무찌르고 다시 찾아와야 할 조국.
내 혼을 바쳐 적국의 원수를 멸하리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처럼
나도 아픈 시대의 의인이 되리라.
그러나 훨훨 날아다니는 너의 날개가 아니라
좁은 감옥에 갇힌 나의 죄를 물으리라.
점점 멀어지는 것도
데미지.
잡을수록 멀어져가는 것이,
탐할수록 잃는 것이 생의 본 모습.
더 이상 손쓰지 못하고
울지도,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내 팔다리가 찢어지는 고통을
고스란히 맛봐야 한다.
지옥이란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
내 심장이 울부짖는 소리를
살려 달라 아우성치는
세포 하나하나의 비명을
밤낮으로 삼천일은 들어야 한다.
숨이 턱턱 막히고 호흡은 점차 사라져간다.
경계를 지키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도
데미지.
최소한의 인간을 간직하려면
온전히 기대지 않고
외로움에 떨지도 않은 채
늠름하고도 처연하게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설렘을 지켜야
서로의 눈 속에서 불멸을 볼 수 있다.
설렘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부활한 자만의 특권.
사랑은 너에게서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너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제 안에서 무럭무럭 키워내는 것.
그렇게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된 씨앗이
어른스럽게 제 바운더리를 내어 주는 것.
경계를 지우고 그저 포개고만 싶지만
완전하게 밀착하고 싶지만,
가지 얽히면 다 죽고 마는 것을.
거대한 나무일수록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차마 너를 파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차라리 내가 치명타를 맞으리라.
평행선 달리기.
어쩔 수 없이 사랑은 데미지 그 자체.
신을 사랑하면 세상의 용광로에
나를 던져 넣어야 하고
너를 사랑하면 너의 칼날에
내 가슴 온통 베여야 하고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그곳이 다 내 땅일 수 있게
징기즈칸처럼 묵묵히 영토를 넓혀야만 한다.
닫아걸지 않고 활짝 열어놓은 채로
너를 향해 미소 짓되
너의 생에 내 우주가 산산조각 나도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아야 한다.
온전히 상처 받았을 때
비로소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다.
나의 별이 잿더미가 되었을 때
미련 없이 유쾌할 수 있다.
우주처럼 광대하게,
신처럼 눈물겹게 우뚝 서 있었을 때
비로소 쿨할 수 있다.
쿨한 것은 아픈 것이다.
유쾌한 것은 서러운 것이다.
발랄한 것은 이미 베여버린 것이다.
아픈 것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면
생도 내 앞에서 가면을 쓰지만
끝끝내 아프다 마침내 떨치고 일어나면
생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대로 신이고 진리이다.
생의 칼날에 베여도
폭풍우에 휩쓸려 가루가 되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랑.
사랑은 데미지인 동시에
깨달음.
그대로 지켜보아야만 한다.
내 가슴 다 헤어져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내 심장 다 찢고 헤쳐 맹수가 먹어치우는 것을.
사랑 안에는 괴물이 산다.
온통 나를 잡아먹는다.
죽고 다시 태어나 우뚝 서면 깨달음.
그대로 소심하게 사라지면
세상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
허무!
부활할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매순간의 고통이 인간을 말해주는 것.
영혼의 무미건조한 사막을 건너
그대 끝내 내게로 오라.
나는 너를 기다리려고
여기 서 있었던 것.
네가 모르던 그 모진 세월을.
그 천국과 지옥과 연옥을.
홀로 이 텅 빈 우주를.
2014/01/21 13:21
-신비(妙)/사랑은 데미지, 그러나 깨달음
데미지.
고요하던 일상에 지진이 일어난다.
세상이 흔들리고 벽이 갈라지고
때론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잠만 자면 나타나던 악몽,
그 악마에게 잡아먹힌다.
나는 없어지고 세상은 온통 너다.
온 우주가 일렁인다.
다시 어지럼증이 도지고
주인공은 미치기 시작한다.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데미지.
견고하던 나의 성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나도 내가 아니다.
나로 인해 네가 일렁이지 않는다면.
나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면.
기어이 너와 내가 만나지 못한다면.
서로의 생이 완전히 포개어지는 것도
데미지.
내가 없어지고
네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생은 온통 보랏빛. 때로 찬란한 빛.
혼몽과 몽유와 환희와 좌절을 오간다.
이대로 샴쌍둥이처럼 꼭 붙어서
영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만 싶다.
너와 나, 우주와 신이 모두 하나가 된다.
어우러져 춤을 춘다.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데미지.
우리의 세계,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네가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난 것도 아닌데
나를 버리고 훌훌 날아간 것도 아닌데
네가 나 아닌 곳에서 안식을 찾고
나의 세계가 아닌 곳에서 뛰어논다는 건
흡사 나라를 빼앗긴 독립투사의 그것.
기어이 무찌르고 다시 찾아와야 할 조국.
내 혼을 바쳐 적국의 원수를 멸하리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처럼
나도 아픈 시대의 의인이 되리라.
그러나 훨훨 날아다니는 너의 날개가 아니라
좁은 감옥에 갇힌 나의 죄를 물으리라.
점점 멀어지는 것도
데미지.
잡을수록 멀어져가는 것이,
탐할수록 잃는 것이 생의 본 모습.
더 이상 손쓰지 못하고
울지도,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내 팔다리가 찢어지는 고통을
고스란히 맛봐야 한다.
지옥이란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
내 심장이 울부짖는 소리를
살려 달라 아우성치는
세포 하나하나의 비명을
밤낮으로 삼천일은 들어야 한다.
숨이 턱턱 막히고 호흡은 점차 사라져간다.
경계를 지키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도
데미지.
최소한의 인간을 간직하려면
온전히 기대지 않고
외로움에 떨지도 않은 채
늠름하고도 처연하게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설렘을 지켜야
서로의 눈 속에서 불멸을 볼 수 있다.
설렘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부활한 자만의 특권.
사랑은 너에게서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너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제 안에서 무럭무럭 키워내는 것.
그렇게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된 씨앗이
어른스럽게 제 바운더리를 내어 주는 것.
경계를 지우고 그저 포개고만 싶지만
완전하게 밀착하고 싶지만,
가지 얽히면 다 죽고 마는 것을.
거대한 나무일수록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차마 너를 파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차라리 내가 치명타를 맞으리라.
평행선 달리기.
어쩔 수 없이 사랑은 데미지 그 자체.
신을 사랑하면 세상의 용광로에
나를 던져 넣어야 하고
너를 사랑하면 너의 칼날에
내 가슴 온통 베여야 하고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그곳이 다 내 땅일 수 있게
징기즈칸처럼 묵묵히 영토를 넓혀야만 한다.
닫아걸지 않고 활짝 열어놓은 채로
너를 향해 미소 짓되
너의 생에 내 우주가 산산조각 나도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아야 한다.
온전히 상처 받았을 때
비로소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다.
나의 별이 잿더미가 되었을 때
미련 없이 유쾌할 수 있다.
우주처럼 광대하게,
신처럼 눈물겹게 우뚝 서 있었을 때
비로소 쿨할 수 있다.
쿨한 것은 아픈 것이다.
유쾌한 것은 서러운 것이다.
발랄한 것은 이미 베여버린 것이다.
아픈 것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면
생도 내 앞에서 가면을 쓰지만
끝끝내 아프다 마침내 떨치고 일어나면
생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대로 신이고 진리이다.
생의 칼날에 베여도
폭풍우에 휩쓸려 가루가 되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랑.
사랑은 데미지인 동시에
깨달음.
그대로 지켜보아야만 한다.
내 가슴 다 헤어져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내 심장 다 찢고 헤쳐 맹수가 먹어치우는 것을.
사랑 안에는 괴물이 산다.
온통 나를 잡아먹는다.
죽고 다시 태어나 우뚝 서면 깨달음.
그대로 소심하게 사라지면
세상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
허무!
부활할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매순간의 고통이 인간을 말해주는 것.
영혼의 무미건조한 사막을 건너
그대 끝내 내게로 오라.
나는 너를 기다리려고
여기 서 있었던 것.
네가 모르던 그 모진 세월을.
그 천국과 지옥과 연옥을.
홀로 이 텅 빈 우주를.
2014/01/21 13:21
-신비(妙)/사랑은 데미지, 그러나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