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신은 너를 지켜보지 않는다

신비(妙)어록4-신은 너를 지켜보지 않는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3. 12. 29. 14:50


 
 
신은 사이비교주가 아니다.
신은 매순간 세계를 창조하고 있지만,
인간의 문제를 일일이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지 않는다.
신은 일개 인간에게 관심이 없다.
신이 개인적으로 너와 소통할 거란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고,
용맹하게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은 채
오로지 엎드려 비는 것만으로
신을 만난다고 착각하는 자,
꿈 깨야한다.

신은 낮은 곳에 있는 이,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는 이,
엎드려 굴종하는 이,
섬기고 추종하는 이,
기복하거나 신의 은혜를 구걸하는 이,
신과 팀을 꾸리지 않는 독불장군과는
결코 동등하게 대화하지 않는다.
아니, 대화 자체가 불가능이다.
만날 수도 없다.
소통은 없다.

선비는 선비끼리 대화가 되고,
예술가는 예술가와
고수는 고수와
노예는 노예와
아줌마는 아줌마와 통하는 법이다.
존재란 오로지 같은 크기로 만날 수 있을 뿐,
서로 간 크기가 다르면 아예 만날 수 없다.
작은 것은 큰 것을 대충 볼 수도 있겠지만
큰 것은 작은 것을 볼 수 없다.
또한 그것은 만남이 아니라
교통사고, 부딪힘이다.
어떤 의미도 없다.

코끼리와 개미는 만나도 만나지지 않는다.
코끼리는 제 발바닥 밑의 개미와 결코 만날 수 없다.
범고래와 멸치는 눈 마주칠 일이 없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다 만나는 게 아니다.
네가 바로 옆의 신을 만나지 못하듯이
신도 너무 작은 너를 만날 수 없다.
신은 너무 커서 네가 볼 수 없고
너는 너무 작아 신이 볼 수 없다.
흰수염고래와 범고래가
일개 플랑크톤과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겠는가?
함께 세계의 바다를 도모하고
협력하고 고민할 수 있겠는가?

신의 눈높이에서 너는 너무 작다.
너의 눈높이에서 신은 너무 크다.

그러므로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크게 서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은 신의 고민을 함께 짊어진
발칙하고 용맹한 자와 대화한다.
스스로를 낮추지 않고
매순간 신에 도발하는 자와 소통한다.
매순간 신을 의식하여
설렘으로 뛰어오는 자와 만난다.

우주를 함께 도모하고
현장에서 역사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명을 일으키고 신과 인류가
하나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대를 앞서는
첨단족과 소통할 수밖에 없다.
가만히 엎드린 노예가 아니라
존재만으로도 소통이 되는
신의 친구들하고 눈을 맞춰야 한다.

신은 연예인이 아니므로
팬들과 미팅 따위 하지 않는다.
신은 사이비교주가 아니므로
너의 고민을 들어준다며 오버하지 않는다.
신은 노예가 아니므로
엎드려 사정하는 자에 눈길 주지 않는다.
신은 오로지 역사의 순간에만
결정적으로 관여할 뿐이다.
그러므로 너는 필히
역사의 현장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런 식으로 늘 신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방금 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그러하듯이
언제나 어디서나 신을 생각해야 한다.

너 혼자 신을 짝사랑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이 너라는 보물에 눈 뗄 수 없도록
스스로도 매순간 보물이어야 한다.
신이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가장 뾰족한 곳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매순간 서 있어야 할 곳은
평지가 아니라 에베레스트 정상이다.
방구석이 아니라 생의 오지다.
뭉툭한 관광지가 아니라
날카로운 첨단이다.
시끄러운 시장이 아니라
고요한 벼루다.
사각거리는 죽림이고
출렁이는 우주다.

신은 너에게 오지 않는다.
신의 소리가 잘 들리는 곳,
가장 높고 광대한 곳으로 네가 가야 한다.
신은 결코 너를 지켜보지 않는다.
2013/12/29 13:39
-신비(妙)/신은 너를 지켜보지 않는다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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