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만 건드려도 터지는 이가 있다.
시한폭탄처럼 폭발이 예정된 자가 있다.
온몸이 뇌관인 사람이 있다.
절대 말을 걸면 안 되는 사람이다.
말만 하면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불만을 내뱉거나 다짜고짜 상대를 취조하기 때문이다.
엄마 역할
아내 역할
상사 역할 하는 자들이다.
엄마, 아내, 상사가 아니라
그 역할을 수행하는
그 역할귀신의 사자들 말이다.
그거 외에는 할 말이 없는 사람,
진리를 모르는 자,
스스로를 비하하기에 능란한 자들이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기도 모르게 표출하는 자,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에 장애가 있는 자,
아는 거라고 쥐뿔도 없는 자,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자,
진리에 목마르지 않은 자,
찌질함으로 승부하는 자,
돈과 짝짓기 밖에 모르는 자,
그것으로 인간을 구별하는 자,
세상이 그것들로 이루어졌다고 믿는 자.
물론 장점도 있다.
그런 이는 멋진 사람을 더욱 쿨하게 만든다.
결코 정에 얽매이지 않게 한다.
상대를 극한으로 피곤하게 몰아붙여
가족 놀이, 역할 놀이를 넘어서게 한다.
신이 왜 그들을 버려두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그 버려진 자들의 민망한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익히 아는 잡종 드라마다.
버려진 자의 저질 악다구니가 참으로 처량하다.
하긴 원래 신은 인간에 관심이 없다.
버려진 자는 버려졌으니 그렇고
진리를 아는 자는 진리를 알기에 이미 충분해서, 쿨해서 그렇다.
2013/12/12 12:01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