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예술은 마약이다

신비(妙)어록4-예술은 마약이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2. 8. 12:30

 

 

재해를 입어야 한다면

나는 수해보다 화재를 택하겠다.

 

차라리 다 타고 나면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

수해는 더 가슴 찢어진다.

 

집에 쳐들어온 물도 퍼내야 하고

살림살이도 쓸 수 있는 건 골라내야 한다.

 

그 현장을 낱낱이 목격해야 하고

다시 한 번 가슴을 쳐야 한다.

 

차라리 모조리 불타 버리는 게 낫다.

미련이라도 남지 않게.

 

쿨하게 웃을 수 있게.

발랄하게 병맛나는 기념사진이라도 찍게.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반드시 다시 그 폐허를 확인하게 한다.

 

그래서 화마를 택한다.

그것도 지옥의 화마.

 

남김없이 모조리 불태우기다.

내가 날마다 큰불을 내는 이유.

 

모닥불은 그 미미한 시작이다.

세상을 타 태우려는 야심이다.

 

나는 중성자처럼 연속적으로 터진다.

그럴 때가 가장 아플 때다.

 

가장 아플 때 가장 신나게 터진다.

신나서 아예 우주도 망각한다.

 

핵폭탄처럼 강력하게 터진다.

그럴 때가 가장 쿨할 때다.

 

쿨하다 못해 다시 뜨거워진다.

불같이 뜨거웠으니 다시 차가울 수 있다.

 

마침내 세상을 불바다로 만든다.

그럴 때가 가장 집착될 때다.

 

마약이다.

예술은 마약이다.

 

2014/02/08 12:17

-신비(妙)/예술은 마약이다

Posted by 신비(妙)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