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인간의 꼼수, 신의 역린

신비(妙)어록4-인간의 꼼수, 신의 역린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3. 12. 24. 11:15

 

 

 

 

동쪽으로 계속 가면

서쪽이 나온다.

우주 이쪽 끝에서 계속 가면

우주 저쪽 끝이 나온다.

그렇다.

동쪽과 서쪽은 같다.

우주의 이쪽 끝과 저쪽 끝도 같다.

그러나 이는 우주를 한 바퀴를 돌고 난 다음에 할 얘기.

제 자리에서 하는 건 반칙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아보지 않은 이가

에베레스트 별 거 없다고 하면 안 되고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자가

여자 다 똑같다고 하면 안 된다.

더구나 진리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게 아니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가는 게 아니다.

진리는 차원이동.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평지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것

정상에 서서 산 아래를 굽어보는 것이다.

시야가 다르고 눈높이가 다르다.

포지션이 다르다.

진리는 하나지만 두루뭉수리가 아니라

최고로 뾰족하고 날카롭다.

냉엄하고 준엄하다.

진리를 만나려면,

진리와 하나 되려면,

스스로도 예리하고 날카롭지 않으면 안 된다.

첨단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에베레스트에서만이 너의 에베레스트를

완전하게 바라볼 수 있다.

비로소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스리슬쩍 묻어가선 안 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결코 아니다.

공자 맹자 외우는 이들 중에 진리를 아는 이는 없다.

그예 진리와 만난 이는 없다.

진리는 곧장 치고 들어가는 것이지

방편을 끌어들이거나,

경전을 외워 접근하는 게 아니다.

방편은 헛짓이고,

동서양을 불문 경전에는 별 내용이 없다.

그저 진리의 성질이나 계명을 읊어놨을 뿐.

그를 외워봤자 공염불,

소문난 잔치, 속 빈 깡통, 빈 수레 될 뿐이다.

진리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차원 이동, 포지션 이동이다.

지하철 끝에서 되돌아오는 게 아니라

우주선 타고 우주 끝까지 가는 것.

포지션 상승이다.

뭉툭한 포지션에서 가장 첨예한 포지션으로 나아가기.

안락하려는 인간의 꼼수도 계속되고

그를 깨우려는 신의 포효도 계속된다.

2013/12/24 10:10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